[김형준의 메타어스] 님아, ‘임계점’ 그 강을 건너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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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점'이라는 것이 있다.
만일, 아마존의 기후환경이 지금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면, 브라질과 아마존 자연에 의존성이 큰 여러 나라의 사회경제 시스템은 열대우림과 함께 임계점을 지나고 있을지 모른다.
예를 들어 가뭄에 대한 임계점이 아마존 열대우림은 1.5도 상승 전에 존재하고, 지중해 연안의 유럽은 1.5~2도 사이에 존재한다.
호우-폭염 복합재해의 경우도 동아시아는 1.5도 상승 전에 임계점이 존재하지만 유럽은 2도 상승까지 눈에 띄는 임계점이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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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임계점’이라는 것이 있다. 계(系)가 어떤 이유로 불안 정도가 증가하다가 다른 상태로 천이하는 변화점을 일컫는다. 물이 끓어 액체가 기체로 변하기 시작하는 100℃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에는 다양한 임계점들이 존재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의 허파’라 불려 왔다. 이 거대한 생물학적 공장이 무분별한 벌채와 더불어 기후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사바나로 바뀔 위험에 처해 있다. 문제는 변화가 비가역적이라는 점이다. 열대우림이 한번 사바나로 변하면 다시 열대우림으로 돌아오기 힘들다.
열대우림은 매우 울창하다. 아마존 산림생태계는 해마다 5억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우리나라의 연간 배출량에 육박하는 양이다. 이처럼 많은 양의 광합성을 하려면 동시에 막대한 물이 필요하다. 열대지방은 비가 많이 오고, 오랜 기간 저장되어 온 지하수 땅속 깊숙이 뻗어 있는 뿌리 덕분에 여간한 가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뭄이 계속돼 지하수가 고갈되어 간다면 어떨까? 약한 가뭄에도 수많은 나무가 쓰러지고 아마존에 울창한 열대우림은 온데간데없이 키 작은 관목들만 듬성듬성한 사바나로 변할 것이다. 우리 지구가 거대한 탄소 흡수원 중 하나를 잃는 임계점이다.
수많은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가 아마존에 더 강한 가뭄을 더 자주 일으킬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아마존 지역의 가뭄은 엘니뇨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기후변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강한 엘니뇨가 덮친다면? 이것은 가정이 아니다. 2023년 현재 아마존을 덮치고 있는 기록적인 가뭄 이야기이다. 니그로강이 메말라 식수 공급부터 수송, 어업에 이르기까지 사회경제 전반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주고 있다. 만일, 아마존의 기후환경이 지금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면, 브라질과 아마존 자연에 의존성이 큰 여러 나라의 사회경제 시스템은 열대우림과 함께 임계점을 지나고 있을지 모른다.
동아시아 여름 기후는 고온다습하다. 많은 비가 내리고 폭염이 빈번하다. 관측 결과, 최근 반세기 동안 이곳의 여름철 강수 강도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서울은 115년 만에 내린 호우로 서울 강남 일대가 침수됐다. 2020년 장마는 중국의 양쯔강 유역에서 6300만명의 이재민과 20조원 넘는 경제 피해를 가져왔다. 이런 재난이 일상화한다면, 즉 임계점을 지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회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그 지역을 버리거나, 거대한 자본을 투자해 기존의 경제적 부를 보호하는 양극단 중 하나이기 쉬울 것이다.
기후시스템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의 임계점은 산업화 대비 온도 1~2도 상승 범위에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가뭄에 대한 임계점이 아마존 열대우림은 1.5도 상승 전에 존재하고, 지중해 연안의 유럽은 1.5~2도 사이에 존재한다. 호우-폭염 복합재해의 경우도 동아시아는 1.5도 상승 전에 임계점이 존재하지만 유럽은 2도 상승까지 눈에 띄는 임계점이 나타나지 않는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회가 크고 빠르게 변하고 있어 그 전환의 충격이 매우 크다. 당위와 실리 사이에서, 정확하게 셈을 해야 한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까지 성공적으로 억제하더라도 아마존 지역의 가뭄과 동아시아의 여름철 복합재해 위험은 이미 기후 뉴노멀(New Normal)에 들어선 상황이다.
그렇다면 아마존이나 동아시아 지역의 나라들은 2도 목표보다 고통스럽지만 실익 적어 보이는 1.5도라는 목표를 왜 굳이 추구해야 하는가. 실은 우리의 임계점인 1도 상승을 지나기 전에 인류의 폭주를 멈춰 세우는데 목소리를 높여야 했으나 이미 늦어버렸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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