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무슬림 “콜드플레이 공연 강력 반대”…시위 나선 까닭은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11. 1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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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공연을 앞두고 보수 이슬람 단체들의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보수 이슬람 단체들이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자카르타 공연을 앞두고 반대 시위를 벌였다.

12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보수 무슬림 단체 ‘PA212’의 회원 약 100명이 자카르타 시내에 모여 오는 15일 자카르타에서 열릴 예정인 콜드플레이 콘서트를 취소하라는 내용의 팻말과 현수막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알라는 위대하다”, “우리는 콜드플레이를 거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주인도네시아 영국 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콜드플레이의 공연이 선정적이며,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가 인도네시아의 도덕성을 훼손하고 청소년을 타락시킬 위험이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콜드플레이는 성소수자 권리를 비롯해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공연 때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옷을 입고 무지개 문양의 ‘프라이드 깃발’을 흔들기도 한다.

노벨 바묵민 PA212 사무총장은 정부가 콘서트를 취소하지 않으면 밴드 멤버들이 공항에서 수천명의 시위대와 맞닥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PA212는 이슬람 정통주의·보수주의를 주장하는 단체다. 때론 폭력 시위를 주도해 극단주의로 비판받기도 한다.

그러자 인도네시아 내 이슬람 최고 의결기관인 울레마협의회(MUI)는 이번 공연의 기획사와 영국 대사관 측에 콜드플레이가 공연 중 성소수자를 주체로 한 행동이나 메시지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공연 기획사나 밴드 측이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나라로,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지는 않지만 금기시한다. 지난 2012년에도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자카르타에서 공연하려고 하자 보수 이슬람 단체들이 격렬히 반대했고, 결국 경찰은 치안 문제를 이유로 공연을 취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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