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기대수익률 더 정확히 계산하려면?...‘깜깜이 MRP’ 산출과정 공개해야
지난 10일 한국증권학회가 개최한 포럼 ‘한국주식시장의 시장위험프리미엄(MRP) 평가 및 대안 모색’에서 참가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MRP는 무위험수익률을 초과하는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을 뜻한다. 영업양수도나 합병 시 기업 가치평가에 할인율로 작용한다. MRP가 클수록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된다는 의미다.
발표자로 나선 한상범 경기대 교수는 “국내 회계법인 대부분이 블룸버그 수치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2020년 갑자기 이 수치가 치솟아 기업 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되는 문제가 있어 이후 한공회에서 수치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MRP는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중요한 수치이지만, 산정 방법에 따라 결과값이 제각각이고 산출 기관의 재량권이 지나치게 크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이날 한 교수가 옵션가격을 통해 추정한 MRP 값은 1.93~2.39%로, 올 초 블룸버그가 제시한 10.97%는 물론이고 한공회가 권고한 7~9%에 비해 크게 낮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이는 우리나라 시장이 저평가된 것과 관련이 깊다”며 “기업 지배구조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다른 참가자들도 MRP 수치가 기관마다 제각각이고, 각자 산출 과정을 공개하지 않아 결국 해당 기관의 권위에만 의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신근 한국자산평가 상무는 “한국자산평가는 초창기 MRP를 자체 산출하다가 회계업계로부터 수치가 너무 낮다는 지적을, 이후 블룸버그 MRP를 사용하다가 수치가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블룸버그와 에프앤가이드가 산출한 MRP가 크게 차이나는 이유를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정재원 EY한영 파트너도 “감사인의 입장에서는 경기 변동성을 반영해야 하므로 1년에 한 번 발표되는 한공회 수치를 이용하기 어렵다”며 “특히 외국 회사를 감사할 때는 MRP 수치 근거를 소명하기 위해 블룸버그 것을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창섭 세종대 교수는 “한공회에서 만든 수치는 설문·통계적 결과·학계 의견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만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산출 과정 공개는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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