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딘딘 "사건·사고 없는 이유는 심플해요…사고치는 게 잘못된 거 아닌가요?" [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가수 겸 방송인 딘딘이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13년 엠넷 '쇼미더머니2'에서 최종 7위에 오르며 연예계에 얼굴을 비춘 딘딘은 특유의 친근함으로 10년간 방송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현재는 KBS 2TV '1박 2일', SBS '미운 우리 새끼',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등에 출연 중이며, SBS 파워FM '딘딘의 뮤직 하이' DJ로도 활약하고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슈퍼벨컴퍼니 사옥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난 딘딘은 "당연히 10년 했으면 오래 했다고 느낄 줄 알았는데 10주년이 됐다고 하니 신기하더라. 제가 어떤 일을 10년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한 3년 한 것 같다. 아직도 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10년 됐다고 하니 나만 조심하면 앞으로 더 오래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며 "뭔가 10주년의 의미를 너무 크게 두고 싶진 않았던 것 같다. 선배님들 앞에서 10주년이라고 까부는 게 조금 부끄럽더라. 10주년으로는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밀겠다 싶었다. 20주년 되면 그때 명함 내밀어 볼 생각이다"라고 데뷔 10주년 소감을 밝혔다.
10년 동안 음악, 방송을 오가며 쉼없이 달려온 딘딘이다. 위기는 없었을까.
"솔직히 매년 위기였던 것 같아요. 어떤 년도에는 엄청난 하입을 받아서 쫙 올라갔는데 그 다음 년도에는 유지를 해왔던 거 같고, 또 그 다음 년도에는 엄청 많이 바뀐 상황에 적응해서 맞게 해야 하는데 그것도 어려웠어요. 정말 운 좋게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이제야 조금 사람으로서 정서적인 것들이 잘 잡힌 것 같아요. 앞으로의 제가 기대돼요"
그러면서 딘딘은 "제 옛날 방송을 못 보겠다. '어떻게 쟤는 저러고 방송을 했지?', '왜 저 때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을까', '왜 저때는 제작진 분들이 항상 잘했다고 칭찬을 해줬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오래 갈 줄 모르셨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때는 늘 신나있던 것 같다"는 딘딘은 "일을 하러 갈 때 '오늘은 또 얼마나 잘해서 칭찬받지?' 이런 설렘을 갖고 가서 항상 잘하고 와야지 하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제 능력치를 벗어나는 거여도 막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말실수도 많이 했다. 뭔가 더 하고 싶으니까. 근데 그때 저한테 고맙기도 하다. 어쨌든 잘 이겨내줬으니까 지금 이런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라고 돌이켜봤다.
최근까지도 흑역사를 생성해 '저 말 하지 말걸', '저기서 저거 하지 말걸' 했다는 딘딘은 MBC '라디오스타'에서 만큼은 만족스러운 방송을 했단다.
"지난주 출연했던 '라스'는 보면서 '마스터피스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늘 이 날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것 같아요. 그거 말곤 사실 어떤 방송을 봐도 매번 되게 부끄럽고 후회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딘딘은 자랑하고 싶은 방송의 모습으로도 '라디오스타'를 꼽으며 "'라스'에서는 '베테랑의 품격'인 느낌이었다. 완급 조절이 소름 끼치더라. '나 너무 잘하네'라는 생각을 했다. (예전엔) 자기 혼자 돋보이려고 매번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모두가 어울리면서 이걸 끌어가는 제 모습을 보면서 '와 이녀석' 싶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지난해 K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 또한 딘딘의 영광의 순간이다. 그는 "아직도 제가 받을 상이라고 솔직히 생각 안한다. 사람들 배꼽 빠지게 하는 사람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걸 받았을 때 진짜 눈물이 났다. '대상은 타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못 받겠지만"이라고 농담을 더했다.
2019년부터 함께해온 '1박 2일'에 대해서는 "제작진이 잘해주시지만, 매번 촬영할 때 두렵기는 하다. '1박 2일'은 시스템이 극한에 맞춰져 있다 보니 사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촬영가기 전날부터 되게 불안하다. 또 사람이 감정이 있다보니까 지치고 힘들면 좀 더 감정 표현이 예민해질 수 있는데, 방송인데 가끔 방송이라는 걸 잊을 정도로 몰입할 때가 있으니까. 컨디션 안 좋은데 밥을 안 주면 진짜 삐치고 그런다. 사실 그런 모습들이 화면에 나가는 건 좋은 게 아니긴 하다. 촬영 이틀 전 밤부터 체력관리 잘해야 되는데 한다"고 말했다.
데뷔 10년, 예능 경력 8년. 그간 쌓아온 방송 스타일이 있을 텐데, 딘딘은 멘트를 미리 준비하는 편이 아니라고 했다.
"제가 생각하고 말하면 아예 못하는 사람이에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거나 좋은 이야기들을 들으면 방송에서 유식하게 보이고 싶어서 생각하고 현장을 가는데, 생각한 말을 할 때나 좋은 애기를 하고 싶을 때 문맥을 전체적으로 들어보면 앞뒤가 하나도 안 맞아서 결국 편집되더라고요. 생각하고 말하는 건 나랑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상소감 할 때도 단 한 번도 생각하고 간 적이 없어요"
사실 딘딘은 사건·사고 없는 연예인 중 하나다.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철학이 있을까.
딘딘은 "사건·사고를 치는 게 잘못되는 게 아닌가. 웬만하면 치면 안되는 거니까 우리가 사건 사고라고 칭하는 것"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한테 혼나고 자연스럽게 '이런 건 안해야겠다' 하는데 그게 나이 먹었다고 바뀌진 않지 않는다. 뭔가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가족이 실망할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답이 바로 나온다. 내가 만약에 만취해서 집에 가서 널부러져 있으면 싫어하겠지만 이건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다. 근데 제가 만약에 사고를 치면 우리 가족이 세상에 얼굴 다 팔렸는데. 그걸 생각하면 정신 차릴 수밖에 없다. 되게 심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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