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 "필요하다면 전 세계에 맞설 것" 가자지구 재점령 뜻 밝혀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망자가 1만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프랑스와 아랍권 국가들은 휴전을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은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더라도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각)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시 내각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베니 간츠 장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서방 일부 국가 및 국제사회에서 휴전을 촉구한 데 대해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어떤 국제적인 압력도, IDF(이스라엘군) 병사들이나 우리나라에 대한 거짓 주장도 우리의 국가 보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필요하다면 세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말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듯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에 대한 재점령을 시사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공격에 이 지역이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한" 가자지구에 군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는 비무장화될 것이고, 이스라엘에 대한 가자지구의 더 이상의 위협은 없을 것이며, 필요한 한 언제나 IDF가 가자지구의 테러를 막기 위해 가자지구의 안보를 통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안보 통제'의 구체적 의미에 대해 IDF가 무장세력 수색을 위해 자유롭게 가자지구에 진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사실상 팔레스타인에 대한 재점령을 의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6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종료된 뒤 누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하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무기한 전반적 안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안보 책임을 갖지 않았을 때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하마스 테러 분출을 봤다"고 답해 재점령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뒤 가자지구를 점령했지만 2005년 군을 철수시키면서 38년 간 점령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이에 네탸나후 총리의 이 발언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통치 복귀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8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8일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후 통치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소리가 포함돼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재점령에 선을 그었다. 이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재점령이 "큰 실수"라고 규정한 바 있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이 나오자 이날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관리가 "우리는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거나 오랜 기간 통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우리 작전은 '열린 결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재점령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미국 간 갈등이 잠잠해질 듯 보였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다시 재점령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향후 이를 두고 미국과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움직임에 국제사회의 비판과 휴전 촉구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0일(이하 현지시각) 영국방송 BBC와 인터뷰를 가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에 민간인들이 많이 사망하고 있다며 "정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제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테러"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를 비난하면서도, 양측 간 휴전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등 다른 나라들도 휴전 촉구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9일 파리에서 가자지구 지원을 위한 국제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회의에는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국가 및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등이 참여했는데, 그는 이 회의에 참석한 모든 정부와 국제기구가 휴전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9일 인도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너무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몇 주 동안 너무나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고, 피해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슬람협력기구(OIC) 특별 정상회의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 모인 57개국 정상들은 특별 성명을 통해 즉각적 휴전 및 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가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조사를 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하마스에 "인질 석방을 요구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서는 "포위를 종료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하며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전쟁 범죄가 일어난 것의 책임은 점령한 당국에 있다"며 이번 상황에 대한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비판 및 휴전 요구에 대해 인질 석방이 없다면 휴전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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