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들"… 부모 명의로 몰래 카드 발급·연금 빼돌린 40대 아들 부부

부모 명의로 카드를 발급받은 뒤 연금까지 빼돌린 40대 아들과 며느리에게 법원이 각각 징역 2년과 1년을 선고했다. /사진=뉴시스

부모가 보험계약을 해지해달라고 맡긴 신분증과 공인인증서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몰래 대출받은 뒤 연금보험을 담보로 또 대출받은 아들과 며느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 최치봉 부장판사는 사문서위조,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아들 A씨(40대)와 며느리 B씨(40대·여)에게 징역 2년과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19년 7월 친부모로부터 보험계약 해지 등을 위해 신분증과 공인인증서를 넘겨받은 뒤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만들어 담보대출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신분증과 공인인증서, 당사자 명의 휴대전화만 있으면 비대면으로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런 수법으로 A씨는 카드론으로 약 1년간 29차례에 걸쳐 6540만원의 대출금을 부정 수급했다. 또한 편의점 등에서 신용카드로 1500여차례 총 90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대담한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9년 9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보험사 4곳에서 부친의 연금보험을 담보로 1억1500만원이 넘는 돈을 또 대출받았다. 여기에 해약해 환급된 3800여만원까지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며느리 B씨는 남편 A씨와 함께 시어머니의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차량 할부계약을 체결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판사는 "A씨 부부가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 상당 부분 피해가 회복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에 참작할 수 있다"면서도 "부모를 속여 경제적 피해를 줌은 물론, B씨도 범행 가담 정도가 낮지 않으며, 부모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양형에 참작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 됐지만 B씨는 어린 자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법정구속은 면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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