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력 다해 전투, 대안은 없다”...美 압박에도 마이웨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오히려 “총력을 다해” 전투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가자지구를 통제 하에 두겠다고 밝히며, 미국 등 국제 사회가 제시하는 평화 해법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드는 모양새다.
12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저녁 TV 연설을 통해 “(하마스에) 대항하는 이 전쟁은 전력을 다해 전개되고 있으며,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가 있으며, 승리 외에는 어떤 대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곳(가자지구)은 이전과 달라져야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그곳의 안보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면서 전쟁이 끝난 뒤에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통제하에 두는 방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보 통제의 의미에 대해서는 이스라엘군이 무장세력을 수색하기 위해 자유롭게 가자지구에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 대해서는 가자지구에서 무장세력에 억류된 인질 239명이 모두 석방돼야만 휴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런 발언은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위기 속에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즉각적인 휴전 방안과는 배치된다. 전후 시나리오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단계의 하나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통일된 팔레스타인 정부를 수립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6일 “가자지구의 전반적 안보를 무기한 책임질 것”이라며 가자지구 ‘재점령’을 시사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진화에 나선 데 이어 전날 또다시 ‘안보 통제권’을 언급함에 따라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미국과 이스라엘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지만 전쟁 방식을 놓고 양측의 불협화음은 계속되고 있다. 개전 직후 이스라엘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표명한 미국은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커지자 대피와 인질 석방. 구호품 전달 등을 위해 인도적 차원의 교전 중지가 필요하다고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그 결과로 백악관은 지난 9일 이스라엘이 매일 4시간씩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발표가 나오자마자 “이스라엘군이 사실상 이미 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 미국과 엇박자를 타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한 환자 등의 대피도 지난 10일부터 중단됐다. 이집트와 이스라엘, 하마스는 앞서 카타르의 중재로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 통행로를 열어 가자지구 내 외국인과 중환자의 이동을 허용하기로 합의했으나, 이스라엘의 공습 문제로 지난 4∼5일에 이어 또다시 통행 차단 조치가 취해졌다.
이슬람권에서도 한목소리로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여전히 날 선 반응을 보였다.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특별 정상회의에 모인 57개국 지도자들은 성명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에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조사를 개시할 것을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TV 연설에서 이 정상회의를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학살한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과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도덕 강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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