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발은 바닥 딛고 잤다"…목숨 걸고 가자 전쟁 찍는 인스타 기자들

권영미 기자 2023. 11. 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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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자들의 입국을 막은 상태에서 폭격으로 많은 기자들까지 사망해 보기 힘들었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내부의 모습이 인스타그램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과 동영상, 글을 올리는 이들은 시민기자들로, 목숨을 건 이들의 취재 덕분에 전쟁의 참상이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이들은 하마스의 선전선동가라는 일부의 비난도 받고 있지만, 전쟁을 취재하는 게 아니라 전쟁 속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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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타즈 아자이자, 1400만명 팔로워 이끌며 인스타 화제
팔 시민 기자들이 기존 언론 공백 메꿔…생생한 콘텐츠 전달
모타즈 아자이자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해외 기자들의 입국을 막은 상태에서 폭격으로 많은 기자들까지 사망해 보기 힘들었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내부의 모습이 인스타그램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과 동영상, 글을 올리는 이들은 시민기자들로, 목숨을 건 이들의 취재 덕분에 전쟁의 참상이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지난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포위된 가자에 갇힌 팔레스타인인들이 휴대전화와 영어 구사력, 대규모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통해 전쟁을 포착하고 해설하고 있다. NYT는 유명 인스타 기자 3명을 지목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는 24세의 모타즈 아자이자(@motaz_azaiza)다.

유엔 산하 기관에서 파트타임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었던 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지난 10월7일, 영상 편집과 '프렌즈' 재방영분을 보느라 새벽 4시에야 잠들었다. 두시간 후 그는 폭발음에 잠에서 깨어 지붕으로 달려가 머리 위로 로켓포가 쏟아지는 것을 보았다. 전면전을 알리는 경고도, 총격전도 없었던 갑작스러운 전쟁 시작이었다.

그는 이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날 그가 찍은 것은 무장한 팔레스타인 남성들이 이스라엘 군용 지프차에 포로 3명을 태우고 주민들 앞에서 행진하는 장면이었다. 포로 중 2명은 (이스라엘)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아자이자는 이들의 눈에 비친 두려움을 보았다. 그는 촬영한 것을 2만4000명 인스타 팔로워가 있는 자신의 계정에 업로드했다. 현재 그의 인스타 팔로워는 1400만명에 이른다.

그의 영상은 기존 언론과는 다른 소셜미디어 시대에 맞는 영상이다. 셀카 스타일로 찍은 영상에 영어로 내레이션을 넣어 이야기를 만든다. 하지만 전쟁이 진행되면서 그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사망하고 본인의 트라우마도 쌓여갔다.

모타즈 아자이자 인스타그램 갈무리

10월9일 그는 폭격에서 겨우 살아남아 울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했다. 10월11일 집이 폭격당해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고, 자신의 대가족 중 일부가 죽었다. 10월22일 그는 죽은 아기들의 시신을 찍었고 10월23일에는 잔해 위를 걸어가며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고 말하는 본인을 담았다.

그는 집에서 자는 어느 날 다리 한쪽은 침대 위에 다른 한쪽은 바닥을 딛고 자고 있었다. 공격이 시작되면 재빨리 대피해야 하는 것은 물론, 상황을 기록하며 가자지구에 계속 남아야 할지 떠나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마음의 반영이었다.

11월4일 그는 자신이 더 이상 가자시티에 있지 않으며, 가자시티는 이스라엘군에 둘러싸여 있어 돌아가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전쟁을 계속 기록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팔로워들에게 "나는 슈퍼맨이 아니다"고 상기시켰다.

언론보호 단체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최소 33명의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이 살해됐다. NYT는 아자이자 외에 힌드 카우다리(@hindkhoudary), 누르 하르자진(@noor.harazeen) 등도 영향력있는 인스타 기자로 꼽았다.

이들은 하마스의 선전선동가라는 일부의 비난도 받고 있지만, 전쟁을 취재하는 게 아니라 전쟁 속에서 살고 있다. 폭격에서 살아남고, 식량과 물을 배급받고, 병원에서 피난처를 찾는 것이 자신의 삶이기도 한 것이다.

이에 NYT는 "이들은 중립적인 관찰자가 아니며 열정적인 게시물에서도 그렇게 주장하지 않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잔혹한 전쟁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 세계 수많은 팔로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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