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역에 나타난 스파이더맨?… 영어 쓸 줄 알았더니 “아유, 그럼요”

온라인상 목격담 속출… 서울교통공사 측 “시민의 신원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 나타난 스파이더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스파이더맨’을 봤다는 목격담이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역사에서 역무원을 위협하는 한 노숙인을 제지한 뒤 경찰이 오자 홀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노숙인의 퇴거 조치가 마무리된 뒤 스파이더맨은 말없이 사라졌다. 이 시민의 신원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나 스파이더맨 봤어. 뭐야? 노숙자랑 행인 싸우는데 말리고 있어. 스파이더맨인 거야?”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12일 오후 1시 기준 300만뷰에 달할 정도로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잠실역에서 스파이더맨을 만난 친구가 당황해서 영어로 사진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봤더니 (스파이더맨이) 구수하게 ‘아유, 그럼요’라고 답했다더라”, “잠실역에서 몇 번 마주쳤는데 볼 때마다 아이들에게 인사해 주셨다”, “서울에도 히어로(영웅) 등장?” 등 목격담이 이어졌다.

다수의 목격담에 따르면 전날인 11일 오후 9시10분쯤 신발을 신지 않은 한 노숙인이 잠실역사에서 주먹을 휘두르며 역무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위협하고 있었다.

이때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시민이 갑자기 나타나 노숙인의 팔을 누르며 제지했다고 한다. 이에 노숙인이 “이거 놔라”고 소리치자, 스파이더맨은 “진정하시라”고 답했다.

이후 역무원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역사 안에 누워 잠자던 노숙인을 강제 퇴거시켰다.

한편, 12일 오전 1시30분쯤 엑스에는 자신을 ‘스파이더맨’이라고 소개한 누리꾼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노숙인) 할아버지가 지하철 관계자랑 싸우다가 폭행하려는 장면을 목격했다. 경찰이 오기까지 1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말렸다”고 했다.

그는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이유에 관해 “주말에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아이들이 많이 오는 잠실에 자주 가 사진을 찍으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