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로켓 성장' 쿠팡 독주 체제 구축…쫓아가는 전통 유통 강자들
이마트·롯데쇼핑·현대百·GS리테일, 소비 위축 한파에 기대 이하 성적표
O4O·매장 효율화·세계시장 진출 등 오프라인 장점 활용 시너지 창출 시도
유통업계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전통 유통 강자들이 주춤한 사이 쿠팡이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쿠팡은 상반기 매출 규모로 이마트를 제친 데 이어 3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 8조원을 넘어섰다. 사상 첫 연간 흑자 달성도 목전에 뒀다.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13년 만에 이룬 성과다.
반면 유통 터줏대감으로 꼽히는 이마트·롯데쇼핑·현대백화점·GS리테일 등은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3분기에도 외형 성장 대신 수익성 제고에 치중한 모습이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본업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두고 내실을 다져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 올해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8조1028억원(분기 평균환율 1310.39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한 쿠팡은 10개월 만에 8조원 대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46억원(약 8748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흑자다.
눈에 띄는 점은 활성 고객 수(분기 내 한 번 이상 제품을 구매한 고객)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 쿠팡 활성 고객 수는 2042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고객 성장률이다. 활성 고객 1인당 매출은 303달러(39만7040원)로 작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성장 한계를 뚫고 계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오프라인 강자 이마트는 3분기에도 쿠팡에 업계 1위 타이틀을 내줄 전망이다. 이마트 3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7조8176억원, 영업이익은 981억원이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상승하되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본업인 할인점과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등 핵심 계열사 실적 회복이 관건이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은 매출·영업이익 동반 하락의 쓴맛을 봤다. 롯데쇼핑은 3분기 매출 3조7391억원, 영업이익 142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6.8%, 5.3% 감소했다. 상품 통합 소싱, 점포 통폐합 등으로 마트·슈퍼·롯데온·하이마트가 체질 개선에 성공했지만 백화점·홈쇼핑·컬처웍스 등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제출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매출 1조42억원, 영업이익 740억원으로 각각 26.8%, 19.8% 감소했다. 지난해 편입한 리빙 계열사 지누스 부진이 뼈 아팠다. 지누스는 주력 시장인 북미 지역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 22.6%, 영업이익 70.1% 감소했다. 백화점 또한 점포 리뉴얼 등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17.4% 감소했다. 면세점이 인천공항점 신규 오픈에 힘입어 분기 첫 흑자를 기록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GS리테일의 경우 체질 개선 작업 성과를 거뒀다. GS리테일은 3분기 매출 3조902억원, 영업이익 1268억원으로 각각 4.5%, 44.6% 상승했다. 본업인 편의점과 수퍼는 출점 확대, 판관비 개선 등으로 실적을 끌어올렸고 호텔 또한 엔데믹 효과를 누렸다. 부진한 홈쇼핑의 경우 판촉비 절감 등 수익 중심으로 운영해 손실을 최소화했다. 온라인 사업부인 프레시몰은 사업을 축소해 적자 폭을 165억원 개선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자회사(어바웃펫·쿠캣)도 운영 효율화에 집중했다.
이같은 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온라인 유통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쿠팡은 오프라인 없이 유통 1위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체 유통업계 매출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은 48.9%에 달했다. 엔데믹 전환에도 불구하고 편의성과 다양성이라는 온라인 쇼핑 강점을 살려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은 온라인 공략에 실패하고 전략 재수정에 돌입하고 있다. 쿠팡이 자리 잡은 온라인에서 무리하게 경쟁하기 보다는 오프라인 강점을 살리는 차별화 전략이 낫다는 판단이다. 유통·리빙·식품 등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한 이점을 살려 시너지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 롯데쇼핑, GS리테일의 경우 글로벌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은 더 이상 쿠팡과 똑같이 경쟁해서는 이기기 쉽지 않다”며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O4O) 전략, 효율적인 점포 운영 등 오프라인 장점을 활용해 경쟁할 수 있도록 채비를 갖춰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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