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eview] ‘매디슨-네투의 부재’ 손흥민과 황희찬의 ‘코리안 더비’는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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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던 짝꿍의 부재에 손흥민과 황희찬은 ‘코리안 더비’에서 각자마다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11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에서 토트넘 훗스퍼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울버햄튼의 황희찬과 토트넘의 손흥민이 격돌하는 ‘코리안 더비’로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지만 두 선수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았다.

‘코리안더비’를 앞두고 손흥민과 황희찬은 각자의 소속팀에서 환상적인 득점력을 자랑했다. 손흥민은 8골 1도움, 황희찬은 6골 2도움으로 영국 무대에서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며 대한민국 공격수의 위엄을 드러냈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놀라운 공격 포인트 속에는 각자 숨은 조력자가 있었다. 그러나 ‘코리안 더비’에서 두 선수에게 조력자의 빈자리는 컸다.

# 가을의 ‘이달의 선수’들에게 찾아온 겨울

2023년 여름, ‘손-케 듀오’의 케인이 토트넘을 떠나면서 토트넘 10번의 주인은 제임스 매디슨이 되었다. 레스터 시티에서 건너온 매디슨은 시즌 시작과 함께 손흥민의 완벽한 짝꿍이 되어 떠난 케인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웠다. 매디슨의 창의적인 패스와 손흥민의 매서운 슈팅은 곧 득점이 되었다. 둘의 폭발적인 활약으로 매디슨과 손흥민은 나란히 9월과 10월의 ‘이달의 선수’가 되었다.

토트넘에 가을의 행복은 11월에도 이어지는가 싶었다. 승리를 견인하는 주장단의 활약 덕에 토트넘은 10월까지 8승 2무로 리그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곧바로 겨울이 찾아왔다. 11월을 알리는 첼시전에서 4명이 전력에서 이탈하는 ‘대형악재’가 발생했다. 퇴장을 당한 로메로와 우도기, 부상을 당한 반 더 벤과 함께 매디슨은 발목을 다치며 경기를 나설 수 없게 되었다. 공격의 핵심 매디슨은 내년 1월까지 자리를 비울 것으로 예상된다.

매디슨의 부재는 바로 체감되었다. 중원의 해결사가 없는 토트넘은 좀처럼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했다. 울버햄튼이 17번의 슈팅을 기록할 동안 토트넘은 단 6번의 슈팅에 그쳤다. 골문까지 공격이 이어지지 않는 답답한 전개 속에 손흥민 역시 단 한 번의 슈팅밖에 시도하지 못했다. 득점의 포문을 열 드리블과 롱 패스도 모두 2회에 그쳤다. 지난 10경기 동안 9개의 공격 포인트를 터뜨린 손흥민은 짝꿍이 떠난 2경기 연속 패배의 쓴맛을 홀로 느껴야 했다.

# 대기록의 조력자를 잃은 ’코리안가이’

황희찬과 페드루 네투는 울버햄튼의 ‘야수 본능’의 정석을 보여줬다. 황희찬은 홈경기 6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질주하고 있고 네투는 7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도움 순위 선두에 올랐다.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상대를 위협하는 두 선수는 울버햄튼이 왜 ‘늑대군단’인지 제대로 증명해 줬다.

네투의 부재와 함께 ‘황소’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되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한 네투의 이탈은 짝꿍 황희찬에게도 크게 다가왔다. 황희찬은 그동안 6골의 절반인 3골을 네투와 합작했다. 그중 2골은 황희찬의 홈경기 6연속 공격 포인트를 쌓아 올리는 기점이 되었다. 홈에서 펼쳐지는 ‘코리안더비’에서 골망을 가를 수만 있다면, 황희찬은 홈에서 펼쳐진 전 경기 득점에 성공하는 대기록의 역사를 쓸 수 있었다.

득점의 ‘핵심’인 네투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황희찬의 기록은 마침표를 찍었다. 기록의 연장선이 될 수도 있는 토트넘전에서 황희찬은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로 토트넘의 수비를 흔들었지만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황희찬은 득점을 신고하지 못했다. 후반 9분 황희찬은 비카리오 키퍼와 단독으로 마주하며 득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지만, 슈팅이 빗나가며 기회가 무산되었다. 결국 황희찬은 단 하나의 슈팅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 이제는 서로가 서로의 조력자가 되어야 할 차례

리그에서 ‘코리안 더비’를 마친 손흥민과 황희찬은 이제 곧바로 국내로 향하여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른다. 클린스만호는 최정예 멤버 구성을 위해 최근 맹활약하고 있는 손흥민과 황희찬을 미드필더로서 불러들였다.

영국 무대의 ‘코리안리거’들은 리그에서 조력자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털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2016 리우 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여러 차례의 대회에서 멋진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지난겨울 대한민국의 월드컵 16강행을 확정 지은 포르투갈전의 쐐기골은 손흥민과 황희찬의 합작품이었다.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동료인 만큼 EPL의 대한민국 공격수 손흥민과 황희찬의 합은 남달랐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16일과 21일에 싱가포르와 중국을 상대한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최고의 짝꿍이 되어 환상의 호흡을 자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IF기자단‘ 2기 서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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