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아메리칸` 자랑 미국車의 역주행... 국내 판매량 `뚝`
상품성·프리미엄 전략 영향
캐딜락만 대형SUV로 '선방'
'정통 아메리칸'의 덩치와 힘을 앞세운 미국 브랜드 대형차 모델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고가 모델이 특히 그렇다. 캐딜락만이 그나마 선방했고, 링컨과 지프 등은 모두 부진하다.
업계에서는 1억원 안팎 가격이 대형 미국산 SUV가 유럽 경쟁 수입차 브랜드를 넘지 못하고, 국산 SUV도 상품성을 높이지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미국산 브랜드의 올 1~10월 누적 판매량은 1만3380대로 작년 동기보다 35.0% 감소했다. 이는 전체 수입차 판매 감소폭(-2.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브랜드별로는 포드가 2762로 34.3%, 포드 산하의 링컨이 967대로 55.6% 각각 감소했다. 지프도 3632대로 1년 새 39.4% 줄었고 한국GM이 국내 수입 판매하는 쉐보레 차량 판매량이 4896대로 34.5% 감소했다. 캐딜락만 744대로 작년보다 0.8% 증가해 선방했다.
이러한 판매량 감소는 주로 주력 모델이나 고가 차종에서 이뤄졌다. 그만큼 각 브랜드마다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는 의미다.
포드의 경우 주력 모델이 익스플로러가 올 들어 1185대 팔려 작년보다 54.5% 반토막 났고, 작년 야심차게 선보인 8000만원대 오프로드 SUV 브롱코도 19.0% 감소한 456대에 그쳤다. 올해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픽업트럭 레인저가 786대로 46.9% 증가했지만 전체 실적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링컨 브랜드는 1억원 안팎의 에비에이터가 고작 262대 팔려 1년 전보다 78.8% 급감했다. 1억5000만원대 최상위 모델인 내비게이터는 올해 판매 대수가 단 85대(-2.3%)에 불과하다.
지프는 최상위 모델 그랜드 체로키가 818대 판매돼 23.5% 줄었다. 이 중 9000만원에 육박하는 3열 그랜드 체로키 L이 553대로 45.0%나 감소했고, 작년 12월 선보인 기본가 9440만원의 그랜드 체로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은 70대 판매에 그쳤다. 쉐보레 역시 지난해 출시한 9000만원대 SUV 타호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43.1% 감소한 203대에 그쳤다.
반면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어난 캐딜락의 경우 1억5000만원이 넘는 최상위 모델 에스컬레이드가 449대로 작년(444대)과 비슷한 판매량을 보여 수익성 방어에도 성공했다. 치열한 대형 SUV 시장에서도 뚜렷한 수요층을 확보한 것이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면서 미국차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산 브랜드들은 SUV의 정통성을 앞세워 이들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경쟁 수입 브랜드에 국내 완성차도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준 프리미엄'으로 평가되는 미국차의 자리가 좁아졌다는 평이다.
대표적으로 경쟁 브랜드로 꼽히는 혼다는 3열 SUV 파일럿 완전변경 모델을 올해 선보였다. 도요타는 3열 SUV 하이랜더와 고급 미니밴 알파드를 국내 처음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제네시스도 최근 GV80 부분변경 모델과 첫 쿠페형 SUV인 GV80 쿠페를 출시했고, 최근 신 모델로 돌아온 쏘렌토·싼타페의 3열 모델은 넓은 범위에서 익스플로러, 쉐보레 트래버스 등과 경쟁 모델로 평가된다.
여기에 벤츠 EQE SUV, BMW iX3, 렉서스 RZ 등에 이어 기아도 EV9를 선보여 1억원 안팎의 전기차 시장도 경쟁군이 형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차 시장은 독일 브랜드가 중심이 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들도 SUV 중심으로 상품성 강화에 나서면서 대중 수입차 브랜드와 경쟁 관계가 형성됐다"며 "일본 브랜드의 판매 회복됐고, SUV 시장 전반적으로 차종이 확대되면서 미국산 브랜드도 영향을 받은 모습"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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