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동침을 거부한다”...내 잠자리 습격한 ‘이 놈’ 쫓아내는 법 [생활 속 건강 Talk]
침대 밑 같은 기구나 이음새 등 주로 서식
살충제인 ‘DDT’에 내성 가진 빈대 늘어
순천향대 이성범 교수 “빈대, 열에 취약”
50도 이상 고온 건조기로 침구류 관리 중요
정확히 아는 사람이 적으니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이미 온라인상에는 ‘형광등을 켜면 빈대가 사라진다’, ‘특정 살충제를 써야만 빈대를 없앨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정보가 난무한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가짜와 진짜 정보를 구별해 정확히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빈대는 흔했다. 1970년 이후 정부 차원에서 살충제를 뿌리는 등 국가가 방역조치에 적극 나서면서 빈대는 점차 자취를 감췄다. 주거 형태가 목조에서 콘크리트 건물로 바뀐 것도 빈대 퇴치에 한몫했다.
2000년대 들어 동네 이곳저곳을 주기적으로 돌아다니던 소독차가 사라지고 침대와 같은 가구 등이 집안에 늘어나면서 빈대가 살기 적합한 환경이 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몇년새 유럽, 북미, 중국, 동남아 등의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타지 물건을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빈대 재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빈대는 모기와 다르게 한 마리가 사람의 피부를 수십번 물어뜯는다. 날지 못하고 기어다니면서 사람의 피부를 계속 찌르기 때문에 일직선 혹은 둥그런 군집형태로 물린 자국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성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빈대에 물리면 12시간이 지난 후쯤 가렵기 시작한다”며 “모기에 물린 것보다 더욱 가렵고 따가우며 긁을 경우 붓기가 심해지고 상처가 덧나 흉터가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린 부위에 침을 바르는 등의 행위를 하기 보단 온찜질을 하고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 등을 복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빈대는 주로 침대 밑이나 이음새에 숨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벽이나 전등 버튼 틈새에 서식하는 경우도 있다. 이 교수는 “빈대가 영어로 베드버그(bedbug)인데 그만큼 침대라는 가구 주변에 많이 존재한다는 뜻”이라며 “빈대는 흡혈한 뒤 소화되고 남은 검붉은 액체를 배설하는데 이러한 것이 가구 아래쪽에 있진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에서 발견되는 빈대는 살충제의 한 종류인 ‘DDT’에 내성을 가진 경우가 많아 박멸이 쉽지 않다”며 “빈대의 체벽이 두꺼운 편이라 모기, 바퀴벌레 등과는 다르게 시중에 팔고 있는 살충제나 전기 파리채로도 죽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빈대 퇴치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침구류 관리’를 꼽는다. 빈대가 틈새에 서식할 수 없도록 침대 매트리스를 꼭 맞는 사이즈의 깨끗한 커버로 싸는 것이 대표적이다. 침대와 벽 사이를 충분히 벌려 통풍이 원활히 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거론된다.
이 교수는 “빈대는 열에 취약해 50도 이상의 고온을 가하면 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옷과 침구류는 건조기를 사용하는 것이 빈대 퇴치하는 데 유용하고, 특히 철이 지난 옷은 플라스틱 박스 안에 밀봉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빈대 퇴치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실시해야 하는 방안으로는 ‘연구 지원’이 꼽혔다.
이 교수는 “빈대가 가렵고 따가운 피부 질환을 일으키지만 다른 해충들처럼 감염병을 옮기는 매개체 역할은 하지 않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연구는 부진한 실정”이라며 “DDT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는 빈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살충제 개발은 부족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R&D)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 매개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빈대는 최근까지 개인적으로 방제해야 할 대상이었다”며 “그럼에도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방역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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