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인질 구출부터”…이스라엘서 대규모 시위
“우리에게 가자지구 점령에 대해 말하지 말라. 지금 당장 인질 구출 조치부터 취하라.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라.”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고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가 보도했다. 일부 시위대는 국방부를 향해 행진하면서 정부가 전쟁에 힘을 쏟기보다 인질부터 구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시위에는 인질 가족뿐 아니라 레우벤 리블린 전 이스라엘 대통령, 셰이 피론 전 교육부 장관이 참여했다.
파트너의 가족이 하마스에 납치된 재키 레비는 “우리의 분노의 대상이 누구인지 묻는데, 이는 인류 전체에 대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의 분노는 주로 우리를 (지킬)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향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스라엘 남부 정착촌 니르 오즈에서 79세 아버지가 납치된 노암 페리도 “우리에게 (가자지구) 정복에 대해 말하지 말라. 아무 말도 하지 말라. 그냥 인질들을 데려오라”고 외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택이 있는 해안 도시 가이사랴에서도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매 순간마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네타냐후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면서 “그는 하마스의 습격으로부터 34일이 지난 지금까지 인질 석방, 치안 회복 등에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이사랴에서는 지난 7일 노바 음악축제에서 살해된 수백명의 이스라엘인을 추모하는 행사도 열렸다. 추모 행사에서는 음악축제에서 살해, 납치, 실종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500개의 등불이 전시됐다.
북부 도시 하이파에서도 하마스에 의해 살해되고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간 사람들의 이름을 낭독하며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 소속의 일부 활동가들은 시위 장소 근처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고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 정부 비판 시위를 방해했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잡혀긴 인질 가운데 민간인 100여명을 모두 석방하는 방안을 놓고 하마스와 협상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NYT는 협상에 대해 보고받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두 가지 제안을 두고 협상 중이며 이 가운데 하나는 교전을 일시 중단하는 조건으로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여성과 어린이, 미국 국적자 등 외국인을 포함해 10~20명을 석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민간인 전원이 석방될 수도 있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240명 가운데 절반이 채 안되는 100여명이 민간인이라고 전했다. 하마스는 인질 가운데 이스라엘 군인들의 석방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은 하마스의 정치사무소가 있는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 고위 당국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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