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출마 압박에…김기현 '시간끌기'·이재명 '거리두기'

김정률 기자 2023. 11. 1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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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내부에서 지도부와 중진을 겨냥한 '불출마' 혹은 수도권 등 '험지 출마'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3일 지도부와 중진, 대통령 측근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험지에 출마할 것으로 요구했다.

총선에서 지도부 등에 대한 불출마, 험지 출마 요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여야 다른 중진들은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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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모든 일 순서 있어"…국힘 중진들 '묵묵부답' 관망
이재명 험지출마 요구에 조정식 "그런 검토 논의되지 않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총선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내부에서 지도부와 중진을 겨냥한 '불출마' 혹은 수도권 등 '험지 출마'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3일 지도부와 중진, 대통령 측근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험지에 출마할 것으로 요구했다. 민주당에서는 김두관 의원이 지난 9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에 비해 혁신 경쟁이 뒤처지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지도부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총선에서 지도부 등에 대한 불출마, 험지 출마 요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다선, 정치적 중량감이 있는 인물들이 정치적 결단을 통해 '혁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다선 의원은 6선의 박병석 민주당 의원뿐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혁신위의 요구에 대해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고 말하는 등 결단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뉘앙스를 남겼다.

하지만 여야 다른 중진들은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경합 지역의 경우 '내가 빠질 경우' 당에 승산이 있겠냐는 이유를, 우세지역에서는 지역에서는 지역구민의 선택을 외면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의 압박도 쉽지 않다. 당사자에 포함될 뿐 아니라 특정 인물로 대상이 좁혀지는 상황에서 불출마를 종용하기에는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여당은 일단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연말까지 해당 의원들에게 시간을 주자는 것이다. 반면 야당에서는 비명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지도부 불출마론을 계기로 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총선기획단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쉽게 말해서 어떤 얘기가 딱딱 나왔을 때 그 얘기에 즉시 반응하는 방법도 있지만 3, 4, 5단계로 이야기가 나오지 않나"라며 "그런 이야기를 종합해서 판단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신중 모드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험지 출마 목소리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험지출마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 "당내에서 그런 검토가 논의되는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친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험지출마는 낯선 데 가서 죽으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혁신위도 실질적으로 험지출마라는 결과는 못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대개 험지출마라는 것은 사실 정치를 그만두라는 소리"라며 "그것보다도 용퇴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정직한 말이지, 낯선 데 가서 죽으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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