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 뛰면 '괴물'도 지친다...김민재, 패스 미스로 실점 빌미...뮌헨, 케인 멀티골에 힘입어 하이덴하임에 4-2 승리→11경기 무패 행진
[인터풋볼] 이종관 기자 = 지친 기색이 역력한 김민재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11일 오후 11시 30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에서 하이덴하임에 3-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뮌헨은 11경기 무패 행진과 함께 승점 29점으로 선두에 올라섰다.
홈 팀 뮌헨은 4-2-3-1 전형을 들고나왔다. 해리 케인, 세르쥬 그나브리,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콘라드 라이머, 누사이르 마즈라위,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부나 사르, 마누엘 노이어가 출격했다.
이에 맞서는 원정 팀 하이덴하임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팀 클라인디엔스트, 얀 니클라스 베스테, 노만 터예카우, 얀 쇠프너, 에렌 딘키, 레나드 말로니, 조나스 포렌바크, 베네딕트 김버, 파트리크 마잉카, 오마르 학타브 트라오레, 케빈 뮐러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른 시간부터 하이덴하임이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 4분, 좌측면에서 베스테가 처리한 프리킥을 클라인디엔스트가 머리로 떨궈놨고 이를 쇠프너가 강력한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우파메카노의 수비에 막혔다.
뮌헨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11분, 상대를 등지고 공을 받은 케인이 돌아선 후 침투하는 뮐러에게 스루 패스를 내줬고 반대편의 사네를 향해 크로스을 올렸다. 사네가 이를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트라오레가 수비에 성공했다.
김민재에게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상대의 마크를 벗겨내고 김민재가 헤더를 시도했으나 골문을 빗나갔다.
뮌헨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14분, 우측면에서 공을 받은 사네가 드리블과 함께 박스 안의 케인을 향해 패스했고 케인이 환상적인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공식전 6경기 연속 골과 동시에 슈투트가르트의 세루 기라시와의 격차를 벌리는 골이었다.
뮌헨의 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18분, 사네가 처리한 코너킥이 상대 수비 맞고 박스 바깥의 라이머에게 향했고 라이머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노려봤으나 크게 빗나갔다.
하이덴하임에게도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0분, 낮은 지역으로 내려온 클라인디엔스트가 딘키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았고 순식간에 뮌헨의 수비 라인이 뚫리며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폭발적인 속도로 클라인디엔스트를 따라붙은 우파메카노가 그를 방해했고 슈팅은 빗맞으며 골문을 벗어났다.
곧바로 뮌헨도 추가골 기회를 맞았다. 전반 32분, 케인이 트래핑한 공을 뮐러가 침투하는 사네에게 패스했고 사네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으나 골문을 외면했다.
우파메카노의 수비도 빛났다. 전반 34분, 상대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으며 뮌헨의 수비를 허문 베스테가 슈팅까지 연결하는 과정에서 우파메카노의 환상적인 태클에 가로막히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우파메카노의 결정적인 태클에 홈 관중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김민재부터 시작된 빌드업이 결정적인 기회로 이어졌다. 전반 43분, 노이어-김민재-사르를 거치며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는데 성공했고 하프 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그나브리가 좌측면의 뮐러에게 패스했다. 뮐러가 박스 안의 사네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침투하는 사르에게 머리로 연결하며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리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뮌헨이 추가골을 기록했다. 사네가 처리한 코너킥을 케인이 골문 구석을 향한 헤더로 연결하며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케인의 리그 17호 골이었다.
케인이 해트트릭을 위해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추가시간, 우측면에서 공을 받은 케인이 안쪽으로 접고 들어오며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그렇게 전반은 케인의 멀티골과 함께 뮌헨이 2점 차 리드를 잡으며 종료됐다.
양 팀 모두 별다른 교체 없이 후반전을 시작했다.
후반 초반부터 김민재의 결정적인 수비가 빛을 발했다. 후반 4분, 좌측면에서 포렌바크가 올린 크로스가 클라인디엔스트에게 향했으나 김민재까 끝까지 따라붙으며 방해했다. 클라인디엔스트의 슈팅은 김민재를 맞지 않았고 결국 골킥까지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김민재였다. 또한 후반 13분, 다시 한번 좌측면에서 올라온 날카로운 크로스를 김민재가 머리로 걷어내며 상대의 기회를 무산시켰다. 그리고, 이것이 오히려 뮌헨의 역습 기회로 이어지며 케인이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산됐다.
김민재의 '철벽 모드'는 계속됐다. 후반 15분, 좌측면에서 공을 잡은 딘키가 크로스를 올렸으나 김민재가 빠른 속도를 이용해 상대보다 앞서며 수비에 성공했다. 여기에 걷어낸 이후 상대를 다시 강력하게 압박하며 공격권을 가져오는데 성공한 김민재였다.
뮌헨이 첫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16분, 우파메카노, 뮐러, 그나브리가 빠지고 라파엘 게레이로, 마티스 텔,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투입됐다. 김민재는 이번에도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계속 그라운드에 남아있어야 했다.
하이덴하임이 추격에 성공했다. 후반 22분, 좌측면에서 공을 몰고 온 베스테가 침투하는 딘키에게 패스했고 딘키의 크로스가 김민재 맞고 굴절되며 클라인디엔스트에게 향했다. 클라인디엔스트가 이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고 한 점차로 뮌헨을 따라붙었다.
계속된 풀타임으로 지친 탓일까. 김민재의 결정적인 실수가 실점까지 이어졌다. 후반 25분, 후방 지역에서 노이어의 패스를 받은 김민재가 라이머를 향해 패스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못하며 베스테에게 연결됐다. 공을 탈취한 베스테가 슈팅을 시도했고 김민재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태클을 시도했으나 굴절과 함께 골문 상단으로 향하며 실점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뮌헨은 뮌헨이었다. 후반 27분, 우측면에서 라이머가 내준 컷백을 추포-모팅이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상대 골키퍼에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게레이로에게 향했고 논스톱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실점 2분 만에 다시 앞서 나간 뮌헨이었다.
분위기를 다시 가져온 뮌헨이 공세를 이어나갔다. 후반 33분, 좌측면에서 공을 잡은 케인이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으나 크게 떴다. 또한 후반 35분, 박스 바깥에서 공을 잡은 사네가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 역시도 크게 빗나갔다.
결국 뮌헨이 사실상 경기를 끝내는 결정타를 날렸다. 후반 40분, 우측면에서 공을 잡은 텔이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를 속이며 벗겨냈고 크로스를 올렸다. 텔의 크로스는 추포-포팅의 머리를 향했고 골문 구석을 향하는 정교한 슈팅까지 이어지며 2점 차로 달아난 뮌헨이었다. 이후 경기는 추가 득점 없이 4-2 뮌헨의 승리로 종료됐다.
보기 드문 김민재의 실수에도 승리에 성공한 뮌헨이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날 경기 김민재는 마즈라위와 더불어 노이어(6.3점) 다음으로 낮은 평점인 6.5점을 부여받았다. 반면 멀티골의 주인공인 케인은 9.2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을, 역전골, 추가골의 주인공인 게레이로와 추포-모팅은 각각 7.1점과 7.8점을 부여받았다. 또한 축구통계매체 '풋몹' 역시 김민재에 팀 내 최하 평점인 6.2점을 부여했다.
김민재로선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올여름 나폴리를 떠나 뮌헨으로 이적한 이후 뛰어난 실력으로 곧바로 주전 자리를 차지하며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팀의 센터백 자원인 마타이스 데 리흐트, 우파메카노가 시즌 초반부터 번갈아가며 부상을 당하면서 '반강제'로 모든 경기에 출전 중이지만, 실력만 놓고 봤을 때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김민재였다.
최근엔 경사도 맞이했다. 발롱도르에서 후벵 디아즈, 요수코 그바르디올을 제치고 센터백 중 가장 높은 순위인 22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등극한 것이다. 앞서 말한 중앙 수비수들 이외에도 부카요 사카(이하 아스널), 마르틴 외데가르드, 랑달 콜로 무아니(파리 생제르맹) 등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공격수들보다도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내기도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국제선수상 역시 김민재의 몫이었다. AFC는 10월 31일 카타르 도하에서 2022 AFC 어워즈를 진행했다. 김민재는 해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AFC 국제선수상을 수상했다. 또한 AFC는 "김민재는 1990년 이후 SSC 나폴리를 첫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면서 특별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민재의 주가는 2021년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급등했다"라며 그의 활약을 조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뮌헨의 얇은 중앙 수비 뎁스로 인해 부상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는 김민재에게 휴식을 부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공식전 14경기 연속으로 풀타임을 치르고 있는 김민재는 DFC 포칼 자르브뤼켄(3부)전에서부터 실점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고, 이후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갈라타사라이와의 4차전에서도 상대와의 속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토마스 투헬 감독 역시 "알폰소 데이비스나 김민재처럼 많은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이 있다. 이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라며 언급했다. 하지만 현재 데 리흐트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해 우파메카노 이외의 전문 중앙 수비 자원이 없어진 현재 김민재가 휴식을 취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한편 김민재는 11월 A매치를 위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치르는 만큼 김민재의 출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투헬 감독 모두에게 큰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11월 A매치 주간이다.
사진=뮌헨, 프랑스 풋볼, A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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