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돼지 심장 이식 환자 연이어 사망…'그래도 도전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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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들이 연이어 목숨을 잃었다.
이식된 돼지 심장은 거부반응을 없애는 등의 목적으로 4개 유전자는 잘라내고,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인간유전자 6개를 추가했다.
이전에도 돼지 심장 이식 후 사망 사례가 있었다.
면역 거부반응을 없애고, 이식 장기로부터 감염성 질환을 방지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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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들이 연이어 목숨을 잃었다. 면역 거부반응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동물 장기를 이용, 이식장기 부족문제 해소에 나서려는 인류의 '이종장기 이식'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
해마다 수많은 이들이 장기 문제로 목숨을 잃는다. 기증자,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받는 길이 있지만 그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동물 장기에 눈을 돌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흔히 그 대상을 영장류로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지는 않다. 유전적 거리는 가깝지만 물리적인 장기 크기가 사람과 상이하다. 게다가 유전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감염전달 위험이 더욱 크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장기 크기가 유사하면서 종간 거리는 먼 돼지가 주요 대상이 됐다.
장기이식은 혁신적인 시도임에 분명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장기를 내어주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몸이 새롭게 자리잡은 장기를 침입자로 간주, 공격하는 면역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종에게서 얻은 장기라면 그 위험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인류는 유전자 조작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는 식이다.
문제는 그 경과다.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에 따르면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로렌스 포세트씨가 지난달 31일 사망했다.
포세트씨가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시점은 지난 9월 20일. 한달여만에 유명을 달리했다.
이식된 돼지 심장은 거부반응을 없애는 등의 목적으로 4개 유전자는 잘라내고,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인간유전자 6개를 추가했다.
한동안은 나쁘지 않았다. 거부반응이 관찰되지 않았고 카드게임이나 사이클링 물리치료까지 가능했다. 당시 이식 의료진인 바틀리 그리피스 교수는 “돼지 심장이 훌륭하게 기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거부반응 징후가 포착됐고, 급속도로 건강이 나빠져 끝내 사망에 이르렀다.
이전에도 돼지 심장 이식 후 사망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1월 같은 의료진에게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데이비드 베넷씨도 이식수술 두달 후 사망했다.
당시에는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았으나 돼지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심부전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패가 연이어 발생했지만, 포기는 이르다. 면역 거부반응을 없애고, 이식 장기로부터 감염성 질환을 방지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후 얼마든지 이식 성공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시도로 아예 동물에서 '인간화'된 장기를 키우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중국과학원 광저우 바이오의학보건연구원의 리앙쉬에 라이 박사팀은 지난 9월 돼지에서 인간화 신장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인간화 장기는 사람 세포가 섞여, 면역 거부 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동물 장기다. 우리가 돼지 장기를 거부하듯이 돼지 역시 우리 세포를 거부해 실현이 어려웠는데, 유전자 조작으로 이를 가능케 했다.
연구진은 해당 신장을 이루는 세포 50~60%가 인간 세포라고 밝혔다. 향후 후속 연구가 기대된다.
물론 기존 시도든, 새로운 시도든 갈 길은 멀다. 실제 안정적인 이식용 이종장기를 이루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세계 수많은 연구진들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는 일인만큼, 그 기술발전 경과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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