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레스 열풍, 전기차서도 잇는다…KG모빌리티 '토레스 EVX'

김종성 2023. 11.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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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433km·전비효율 5.0km/kWh↑
보조금 혜택시 3000만원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지난해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KG모빌리티의 부활을 이끈 '토레스'가 전기차(EV)로 탄생했다.

'토레스 EVX'는 중국 BYD(비야디)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 433킬로미터(km)를 달성하고, 내구성까지 확보했다고 자신한다. 보조금 혜택시 내연기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준인 3000만원대의 합리적 가격에 구입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토레스 EVX의 면모를 시승을 통해 미리 살폈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정측면. [사진=김종성 기자]

토레스 EVX 시승은 지난 7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인천 영종도 일대까지 약 68km 구간에서 진행했다. 서울 시내 일반도로를 지나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 고속화 도로, 영종해안남로를 거치는 등 일상적 도심 주행과 주말 근교 나들이까지 염두에 둔 코스다.

일단 전면부 디자인부터 전기차로서의 정체성이 눈에 띈다. 수평형 LED 주간주행등(DRL)과 순차점등 턴시그널 일체형 램프의 '키네틱 라이팅 블록'은 간결하면서도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라는 인상을 준다. 여기에 프로젝션 타입의 상·하향등 LED 헤드램프와 전면 범퍼는 야간 주행 시에도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하는 기능적 측면은 물론, '오프로드'를 강조한 SUV 특유의 강인한 모습을 구현했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트렁크 공간. [사진=김종성 기자]

토레스 EVX가 기존 전기차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정통 SUV의 골격을 갖췄다는 점이다. 중형급 전기 SUV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 공간은 839리터(L)로,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662L까지 적재가 가능해 캠핑이나 차박 등 아웃도어 활동에 용이하다.

무엇보다 차체 하부에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지상고가 175밀리미터(mm)로 높다. 이를 통해 진입각 18.8도, 탈출각 21.1도를 확보, 오프로드 주행에 적합하도록 했다.

탑승을 위해 문을 열자 발 쪽에 '토레스 EVX'를 알리는 LED 스폿 라이트가 들어와 운전자를 맞이한다. 야간 승하차시 장애물 인지가 용이하고, 고가의 차량을 타는 것 같은 만족감도 더했다.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일정거리 이상 멀어지면 문이 자동으로 잠기는 '오토클로징' 기능도 넣었다. 테일게이트의 경우, 차량 후방에 3초 이상 머무르면 자동으로 열려 편의성도 높였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1열 문을 열자 들어온 LED 스폿 라이트. [사진=김종성 기자]

토레스 EVX는 디지털키 시스템도 적용했다. 스마트키가 없더라도 스마트폰이나 NFC 카드를 통해 문의 열림·잠금, 시동·주행이 가능하고, 비상경보, 트렁크 열림 등의 원격 제어도 할 수 있다. 주 사용자에 한해 디지털 키 공유도 가능하다.

실내에서 기존 내연기관 토레스와 가장 큰 차이는 변속 레버다. 기존에는 전통적인 수동 레버를 장착해 '오프로드'에 강점을 가진 SUV의 강인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기차 모델에서는 토글 스위치 타입의 전자식 변속 레버로 바꿨다.

이는 BMW iX, 푸조 e-308, 시트로엥 e-C4, 아우디 S3 등 해외 유수 자동차 브랜드에서 적용 중인 형태다. 토레스 EVX의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디지털화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센터콘솔 아래쪽에 수납공간을 더 확보한 것도 장점이다.

KG모빌리티의 첫 전기차이면서도, 정통 SUV의 감성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토레스 EVX 성공의 관건은 결국 주행과 배터리 성능에 달렸다.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 여느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조용했고, 가속 페탈을 지긋이 밟았을 때 첫 출발의 느낌도 매우 부드러웠다.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지상으로 나가기 위해 경사 구간에 진입했을 때 매우 가벼우면서도 힘 있게 오르는 느낌이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가 충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종성 기자]

토레스 EVX는 152.2킬로와트(kW) 전륜 구동 모터를 달았다.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6킬로그램·미터(kg·m)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내연기관 토레스의 170마력, 28.6kg·m보다 최고출력은 약 22%, 최대토크는 21% 높인 것이다.

본격적인 도로주행을 시작하며 회생제동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회생제동이란 차량 감속시 모터의 저항을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충전하는 시스템이다. 토레스 EVX의 회생제동 시스템은 스티어링 휠 뒤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패들 시프트를 조작해 0~3단계까지 조절 가능하다.

회생제동 값을 '0'으로 놓고 주행을 할 때에 기본적으로 내연기관 차량 주행감과 매우 유사했지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약간의 저항감은 느껴졌다. 특히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이 인상적이다. 왼쪽 패들시프트를 길게 당기고 있으면 스마트 회생제동이 설정되는데, 도로 여건, 전방 차량, 과속카메라 등에 따라 회생제동 단계를 알아서 조절해 준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스티어링 휠 뒤쪽에 위치한 회생제동 조작 패들 시프트. [사진=김종성 기자]

실제 스마트 회생제동을 설정하고 주행할 때 전방 차량과의 거리가 충분히 확보됐을 때는 서서히 감속하는 낮은 회생제동 값이 적용됐다. 반면 차량간 거리가 가까울 때는 마치 3단계와 같은 강한 제동이 걸렸다. 이를 잘 활용하면 원페달 드라이브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여 효율성을 중시하는 전기차 운전자라면 활용도가 꽤 높을 것으로 보인다.

고속화도로로 진입해 가속하면서 풍절음이 꽤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는 특성상 기본적으로 차체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적다. 대신 상대적으로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 등이 더 크게 들리는 단점이 있다.

일부 전기차 이용자들이 이전 내연기관 차량보다 오히려 소음이 커졌다고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풍절음은 좀 아쉽지만, 토레스 EVX는 노면 소음을 매우 효율적으로 잡았다. 다소 거친 노면에서도 지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소음은 크게 인식하지 못할 정도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시승에서 전비 5.6km/kWh를 기록했다. [사진=김종성 기자]

전비효율도 준수하다. 토레스 EVX의 공식 복합연비는 18인치 휠 기준으로 5.0km/kWh다. 이날 시승구간에서 실제로 나온 연비는 5.6km/kWh로, 아이오닉 5의 공식 복합연비 5.2km/kWh에 못지않은 성능을 보였다.

중국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비용을 크게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였지만, 일각에선 LFP 배터리 성능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토레스 EVX는 설계 단계부터 BYD와 협력해 최적화된 배터리 관리시스템(BMS)를 설계했고, 73.4kWh 용량의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거리는 433km다. 여기에 KG모빌리티는 배터리 보증기간으로 국내 최장기간인 10년·100만km를 제공하며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다만, 추운 겨울철 LFP 배터리 성능 유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기본적인 주행 거리와 효율성을 놓고 볼 때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 EVX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윈터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중앙의 터치식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서 간단한 터치로 조작하면 계기판 화면이 주행 모드에 따라 변한다. 특히 '드라이브 모드' 화면을 길게 터해서 전환할 수 있는 윈터 모드는 미끄러운 노면에서 안전한 주행성능을 제공해 겨울철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스티어링 휠과 12.3인치 대형 클러스터 화면. [사진=김종성 기자]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는 한눈에 주행가능 거리 등의 정보가 확인 가능하다. 전기차는 운전자의 충전 부담 등이 있기 때문에 배터리 잔량에 따른 주행가능 정보를 직관적이면서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토레스 EVX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차량임에도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나 안전 등 최첨단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고속화도로에서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을 활성화했다. 앞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차로 중심을 따라 주행하는 능력은 준수했다.

IACC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깜빡이를 켰을 때 자동으로 차선 변경하는 기능도 제 역할을 했다. 다만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사전에 차량 설정을 통해 활성화 상태로 해둬야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지난 7일 인천시 영종도 메이드림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가 전시돼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KG모빌리티의 첫 전기차 토레스 EVX는 정통 SUV의 매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며 다른 전기차들과 차별화했다. 전기차의 친환경과 효율에 오프로드 주행 감성과 가격 경쟁력을 더한 토레스 EVX는 생애 첫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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