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세계 최고 쇠고기를 못먹는 이유...‘정치인’ 잘 뽑아야 [김기정의 와인클럽]
김기정의 와인클럽 24- 정치인과 와인
남미 와이너리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할 때 마다 부자나라 아르헨티나의 몰락에 대해 안타까운 얘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오는 19일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가 치러집니다. 이번 주 김기정의 와인클럽은 ‘정치인과 와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국민이 선호하는 ‘갈비’ 등 쇠고기 7개 부위의 수출을 2023년 12월까지 금지합니다. 자국 내 쇠고기 수급 안정을 위해 2021년의 쇠고기 수출제한 조치를 2년 더 연장한겁니다. 경제가 악순환에 빠질수 밖에 없습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10월 현재 133%입니다. 연간 물가상승률도 138%에 달합니다. 국민 10명 중 4명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경제의 현주소입니다.
1810년 스페인으로 부터 독립한 아르헨티나는 쇠고기 등 농축산물 수출을 바탕으로 세계 5대부국까지 오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아르헨티나의 역사를 바꾸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게 바로 후안 페론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입니다. 페론은 외국자본 배제, 기간산업 국유화, 복지확대, 임금인상 정책을 추진하는데 이를 ‘페론주의’라고 부릅니다.
후안 페론 이후 페론파와 반페론파간 정쟁과 연이은 쿠테타, 신자유주의로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계속된 정치불안이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망가뜨린겁니다.
1946년 후안 페론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다음 해 대통령 부인 에바 페론이 유럽여행을 떠나는데 여기서 일명 토마타조(Tomatazo·토마토로 때리기)라 불리는 토마토 투척사건이 벌어집니다.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벰버그 가문의 와인을 소개한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벰버그 가문은 독점적 지위에 가까웠던 맥주 사업으로 큰돈을 번 뒤 목화, 유제품, 전력 등으로 사업을 넓히며 부를 축적합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경찰은 1944년 벰버그 집안의 가장인 오토 벰버그의 57세 생일날 벰버그 가문을 덮치고 재산을 몰수합니다.
재벌과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고 했나요. 아르헨티나도 사정은 비슷했던 모양입니다. 벰버그 가문은 아르헨티나 국내 재산은 몰수 당했지만 해외에도 상당한 재산을 두었다고 합니다. 미국과 유럽에 기반한 자산운용사를 보유하며 다시 부를 키웁니다.
오토 벰버그의 7대손들이 운영하는 기업이 2010년 아르헨티나 최대 와인그룹인 페냐플로(Grupo Penaflo)를 인수하면서 벰버그 가문은 아르헨티나 와인사업에 뛰어듭니다. 아르헨티나의 대표 와인 트라피체(Trapiche)가 페냐플로에 속해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대통령 선거에선 45% 이상 지지를 얻거나 40% 이상의 지지를 받고 2위와 격차가 10%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당선이 확정되는데, 1차 투표에선 여기에 해당하는 후보가 없어 1, 2위 후보가 19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습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 팬덤까지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밀레이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빅토리아 비야루엘이 과거 “BTS는 성병 이름 같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이 알려지면서 아르헨티나 현지 BTS팬들을 팬심을 자극했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경제를 망친 집권당의 후보와 아르헨티나의 트럼프 중 대통령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래저래 선택이 어려운 밸런스 게임 같습니다.
타라파카 와인은 1874년 설립돼, 내년 150주년을 맞습니다.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한 곳입니다. 설립자는 당대의 유명 와인메이커로 와이너리 이름은 비냐 데 로하스(Vina de Rojas)였습니다. 이후 안토니오 사발라로 소유주가 바뀌면서 비냐 사발라(Vina Zavala)가 됩니다. 사발라가 이혼하면서 부인 메르세데스 울로아(Mercedes Ulloa)에게 와이너리를 주는데 부인은 전 남편의 이름을 와이너리 이름으로 계속 쓰고 싶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울로아는 기존 와이너리 이름 앞에 자신의 이혼소송을 맡았던 변호사의 별명 ‘타라파카’를 넣습니다.
2008년 타라파카 와인은 ‘1865’와인으로 유명한 비냐 산페드로(VSP)와 합쳐지면서 VSPT와인그룹에 속하게 됩니다. ‘T’가 타라파카의 T입니다.
내년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격돌이 유력시 되고 있습니다. 양자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swing state)’ 여론조사에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부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와인의 인기가 함께 올라갈 지 궁금합니다.
한국도 이미 총선 정국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한 정치뉴스가 매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국회의원 선거는 2024년 4월10일에 예정돼 있습니다. 정말 잘 뽑아야 할 것 같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청조가 SK랑 삼성보다 돈 많아”…남현희 녹취록 공개 - 매일경제
- “이건 사기야”…식중독 걸린 ‘조국 딸’ 조민의 분노, 이유는 정글의 법칙? - 매일경제
- 차 빼다 옆차 범퍼 살짝 스쳤는데…병원 간 엄마와 딸, 이럴 땐 어떡하죠? [어쩌다 세상이] - 매일
- 내일부터 스벅 아메리카노 ‘3천원’에 팝니다…개인컵 가져오면 추가 할인까지 - 매일경제
- 호텔서 빈대 살충제 뿌렸는데 투숙객 사망…도대체 무슨 일이 - 매일경제
- “中핵전력 대응”…‘대당 1조’ 미 신형 핵폭격기 ‘B-21’ 첫 비행 공개 - 매일경제
- 지하철·버스·택시 타기가 무섭다…가격인상률 16년만에 최고치 - 매일경제
- “어지간히 해라, 아주 소설 쓰네 XXX”…‘지드래곤 친누나’, 분노한 이유 - 매일경제
- 코로나 때 2700억 투자하더니...年1000만 탑승객 앞둔 항공사 - 매일경제
- 29년 만에 KS 우승까지 1승 남았다…이 순간 기다린 염갈량 “나-선수단-프런트-팬들의 절실함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