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 T1, '징시황'의 천하통일 막아라 [롤드컵 줌인]

이주현 2023. 11. 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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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4강에서 LPL 1번 시드 징동게이밍(JDG)과 맞대결을 펼치는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라이엇 게임즈 공식 SNS 캡처)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4강이 '3中 1韓'의 불리한 구도로 치러지고 있다. 4강 팀 중 유일한 한국 팀인 LCK 2번 시드 T1이 ‘골든 로드’를 걷고 있는 중국리그 LPL 1번 시드 징동 게이밍(JDG)과 12일 오늘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경기는 오후 5시부터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다.

T1과 JDG의 대결은 LCK와 LPL의 자존심이 걸린 매치로 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LCK 팀 중 홀로 4강에 오른 T1은 '광개토 티원(T1)'이라고 불리며 한국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광개토 티원'은 현재까지 롤드컵 다전제 기준 중국 팀에게 패한 적이 없는 T1을 고구려의 정복 왕인 '광개토태왕'에 빗댄 별명이다.

T1은 역대 최다 롤드컵 우승 팀이다. 지난 2013년, 2015년 그리고 2016년 총 3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작년에도 롤드컵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기록했다. T1과 '페이커' 이상혁은 현재까지 8번 진출한 롤드컵에서 모두 4강 이상에 올랐다. 지난 2021년 4강, 2022년 준우승을 차지한 만큼 '우승 적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T1에는 롤 e스포츠 최고의 스타 ‘페이커’ 이상혁과 그와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제우스’ 최우제, ‘케리아’ 류민석이 속해 있다. ‘오너’ 문현준과 ‘구마유시’ 이민형 역시 국가대표 후보군에 포함됐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중국리그 LPL 1번 시드 징동 게이밍(JDG)의 바텀 듀오 '룰러' 박재혁(오른쪽)과 ‘미싱’ 러우윈펑 (제공=라이엇 게임즈)


하지만 상대팀 JDG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T1이 '광개토 티원'이라면 JDG는 '징시황'(징동 게이밍+진시황)이라고 할 수 있다. JDG는 현재까지 올 한 해 열린 라이엇 게임즈 주관 모든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23 LPL 스프링과 서머 그리고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모두 최정상에 올랐다. 남은 건 롤드컵 우승뿐이다.

JDG가 롤드컵 우승에 성공할 경우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마치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나라의 황제 진시황처럼 롤판을 처음으로 제패하게 되는 셈이다. 재밌게도 가장 근사한 기록은 T1이 보유하고 있다. T1은 2016년 LCK 스프링과 MSI 그리고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LCK 서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2018년 LPL의 로열 네버 기브 업(RNG)와 2019년 유럽리그 LEC의 G2 e스포츠가 JDG와 동일한 상황에서 롤드컵 우승에 실패한 기록이 있다.

JDG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국가대표로 활약한 ‘카나비’ 서진혁과 ‘룰러’ 박재혁이 포진해 있다. 또한 중국 국가대표로 나섰던 ‘나이트’ 줘딩을 포함해 ‘369’ 바이자하오, ‘미싱’ 러우윈펑 등이 속해있다.

국내리그 LCK 2번 시드 T1의 바텀 듀오 '구마유시' 이민형(오른쪽)과 ‘케리아’ 류민석 (제공=라이엇 게임즈)


승부처는 바텀이다. JDG 원거리 딜러 박재혁은 현시점 '세체원'(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으로 꼽힌다. 오늘 맞붙게 될 이민형 역시 "룰러가 가장 잘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을 정도다. 하지만 두 팀의 방향성 차이가 변수다.

먼저 JDG는 박재혁의 캐리력을 믿고 후반을 지향하는 편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카이사, 제리, 시비르 등 성장 지향 챔피언을 주로 선택했다. 반면 T1은 8강부터 콘셉트를 바꾸며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가는 '스노우볼' 지향으로 메타를 재해석했다. 이에 따라 이민형에게 바루스, 애쉬 ,닐라 등을 쥐여주며 상대를 처음부터 몰아쳐 골드 격차를 벌리는 조합을 택했다.

이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캐리형 챔피언을 주로 택한 박재혁이 분당 대미지에서는 578로 이민형(511)을 앞선다. 하지만 라인전 격차를 의미하는 15분 골드 격차에서는 이민형이 246으로 박재혁(31) 보다 우위에 있다.

T1은 이번 롤드컵 티저 영상에서 "JDG의 골든 로드, 저희가 막겠습니다"라며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운명의 장난처럼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두 팀이 마주한다. 이민형이 지난 8강 승리 후 인터뷰에서 "T1은 LPL에게 지지 않습니다"라고 밝힌 각오를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박재혁이 누구도 걸어보지 못한 '골든 로드'를 향해 한걸음 더 전진할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오늘 승리한 팀은 오는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웨이보 게이밍(WBG)과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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