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공매도 금지…업권간 입장 온도차 심화

김경렬 2023. 11. 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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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지난 6일 반쪽짜리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금지 계획은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에 대해서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달라. 이들이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요구했다.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까지 금지하면 후유증이 클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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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공급자 등 예외적 허용 논란
개인투자자, 시장교란 우려 증폭
업계 "매도 줄면 후유증 클 것"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금융위원회를 마치고 공매도 제도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지난 6일 반쪽짜리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는 그대로 허용했다. 유동성 공급이라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포기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예외없는 공매도 전면 금지를 바랐다. 총선용 정책이 아니라 시장 교란 없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공매도 전면금지 발표 후 주가가 출렁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나서서 "주가 폭락은 '공매도 전면금지'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했지만, 시장은 쉽게 안정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금융당국·개인투자자와 금융투자업계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외 없는 공매도 전면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금지 계획은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시장조성자는 유동성 공급 목적으로 공매도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한국거래소와 지난해 시장조성자로서 계약했다. 이들은 올해 코스피 288개 종목, 코스닥 503개 종목에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다.

개인투자자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에 대해서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달라. 이들이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요구했다. 앞서 공매도를 전면금지했던 2020년 대규모 공매도 물량이 나와 시장을 헤집었다는 입장이다. 시장조성자들이 제도 취지와 달리 거래가 많은 종목(에코프로비엠 등)을 타깃으로 공매도를 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9일 정무위에서 여당 의원 역시 '예외 없는 공매도 전면금지'를 주장하며 개인투자자들에 힘을 실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개인은 공매도가 금지됐는데 시장조성자는 공매도를 허용한 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2022년 2월에 시장조성자의 불법 공매도 적발 사례가 있어, 금감원이 신속하게 조사해 달라"고 했다.

같은 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시장조성자의 공매도에 대한 금지 여부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금감원과 함께 (보면서) 여러 가격 변동에서 공매도가 늘어나는 게 있어 적절한지 보겠다"며 "일단 금감원에 시장조성자의 무차입 공매도가 시장조성 목적에 맞는 것인지 등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다"고 전한 바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입장이 완벽히 하나의 노선을 탈지는 지켜봐야한다. 김 위원장은 오는 15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금감원장을 만난다.

금융위는 금감원에 비해 공매도에 대해선 오래전부터 다소 신중한 입장이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소극적 입장인 반면, 금융감독원장은 좀더 적극적인 입장 같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최근 BNP파리바, HSBC가 2021년 9월부터 작년 5월까지 불법 공매도로 수수료 수입을 챙긴 것에 대해 강력 제재를 약속했다. 이달 중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 제재를 통해 금융위와 금감원 간 입장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운용사 등 업계는 예외없는 공매도 전면금지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까지 금지하면 후유증이 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ETF 유동성공급자의 매수 공급이 줄어들면, 투자자의 매도 기회가 제한된다. 기초자산과 가격도 차이난다. ETF에 담은 주식들이 시장에 풀릴 경우 매도 물량이 급증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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