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대 로봇으로 20분만에 출고"…CJ대한통운 인천GDC[르포]

인천=강주헌 기자 2023. 11. 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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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대에 위치한 CJ대한통운 글로벌물류센터(GDC)의 모습이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센터 내 약 6264㎡(1895평) 규모의 공간을 증축하고 최첨단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Auto-Store)를 도입했다.

CJ대한통운은 첨단 물류 기술을 통해 인천GDC를 아시아 최대 규모 물류 전진 기지로 키우고 글로벌 물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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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E 시장 규모 2021년 97조원→2026년 178조원…물류업계 GDC사업 확대로 시장 공략
CJ대한통운 인천GDC 오토스토어 전경. 140대의 피킹 로봇들이 실시간 소비자 주문에 따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인천=강주헌 기자

# 일본에 거주중인 A씨가 모바일로 미국 쇼핑몰에서 마그네슘 영양제를 주문하자 물류센터의 로봇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로봇이 영양제가 담긴 Bin(보관 바구니)를 꺼내 건너편 작업자에게 가져다 준다. 작업자가 제품을 배송박스로 옮겨 담자 박스가 컨베이어를 따라 포장과정을 거쳐 발송 국가별로 자동 분류된다. 이런 과정이 진행되는 데 채 20분이 걸리지 않는다.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대에 위치한 CJ대한통운 글로벌물류센터(GDC)의 모습이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센터 내 약 6264㎡(1895평) 규모의 공간을 증축하고 최첨단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Auto-Store)를 도입했다. 물류 현장에서 오토스토어를 실제 운용하는 곳은 국내에서 인천GDC가 유일하다. CJ대한통운은 첨단 물류 기술을 통해 인천GDC를 아시아 최대 규모 물류 전진 기지로 키우고 글로벌 물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 인천GDC에서 주문한 제품이 담긴 박스가 중량검수대를 지나고 있다. 중량검수대는 데이터화된 제품별 무게 정보를 활용해 주문한 제품이 알맞게 들어갔는지를 검수한다. /인천=강주헌 기자

이 곳에선 16단으로 이뤄진 보관공간 위로 140대의 로봇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물류 작업을 한다. 제품이 사람을 찾아가는 'GTP(Goods-To-Person) 방식'으로 로봇이 물건을 꺼내 가져다주면 작업자는 해당 박스에 소비자 주문 정보에 맞춰 제품을 넣기만 하면 된다. 현재 7만6000개의 Bin이 설치돼 있으며 약 3만 종류의 제품이 보관돼 있다. 로봇들은 돌아다니며 주문량이 많은 물건들을 위쪽에 배치한다. 주문량이 많은 제품은 그만큼 출고 빈도가 높아지는데 이런 제품을 상단에 둬 로봇이 물건을 가져오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이경진 CJ대한통운 CBE운영팀장은 "고정식 철제 선반에 팔렛트 단위로 보관하는 '랙 방식'과 비교할 때 공간을 더욱 촘촘히 활용할 수 있어 보관 효율성이 4배 향상될 뿐 아니라 출고처리 능력도 2.8배 증가한다"며 "증축에 따른 운영규모 확대와 함께 로봇·데이터 기반의 최첨단 기술력이 가미됨에 따라 GDC 운영의 초격차 경쟁력이 확보되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인천GDC 오토스토어 출고스테이션에서 작업자가 주문 제품을 출고하고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피킹 로봇이 실시간으로 제품이 담긴 바구니를 작업자 앞에 전달한다. 작업자는 화면에 뜬 제품 정보와 최적 박스를 확인 후 박스에 제품을 넣으면 된다. 제품이 사람을 찾아가는 'GTP(Goods-To-Person)' 방식. /사진제공=CJ대한통운

GDC는 소비지역 인접 국가에 미리 제품을 보관한 후 국가별 주문에 맞춰 포장·발송하는 물류센터다. 2019년 국내 최초로 GDC 사업을 개시한 CJ대한통운은 글로벌 건강 라이프 쇼핑몰 '아이허브'(iHerb)를 대상으로 이러한 글로벌 물류를 수행해 왔다. 미국에서 받은 제품들이 보세상태로 보관돼 있다가 일본, 싱가포르, 호주,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태평양 4개 국가 소비자가 주문하면 수출통관과 물류과정을 거쳐 항공으로 운송된다. 물류비 절감은 물론 배송시간도 단축된다. 인천GDC의 경우 동일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발송하므로 지리적 근접성의 이점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인천GDC 운영 경험을 토대로 아이허브와 협력해 사우디에서 중동 지역 인근 국가로 발송하는 '사우디GDC'도 구축하고 있다.

GDC 운영체계. /사진제공=CJ대한통운

글로벌 전자상거래(CBE) 시장 규모는 점차 커져 왔다. CBE란 직구와 역직구, 제3국 배송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로 발생하는 '국경 간 물류'를 의미한다. 영국 물류시장 리서치 기업 TI(Transport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세계 CBE 물류시장은 2026년 178조원으로 추산된다. 2021년 97조원 대비 83.5% 증가하는 수준이다. TI는 한국 CBE 물류시장 규모는 2021년 1조1000억원에서 2026년 1조3000억원으로 약 21.4% 성장할 것으로 봤다. 업계가 GDC사업 확대로 물류시장 공략에 나서는 이유다. 과거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해외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교통 요충지 국가에서 GDC운영을 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게 트렌드다. CJ대한통운뿐만 아니라 한진도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구에 GDC에서 해외직구 물량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도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 제2공항물류단지에서 GDC 공사를 시작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압도적인 GDC 운영역량을 바탕으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초국경택배'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운영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첨단기술 확대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CBE 물류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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