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감세 비판하더니…‘과소비 세액공제’ 꺼내든 민주당 무슨 일?
민주당, 1년 한시 신용카드 세액공제 추진
稅혜택 확대로 저소득층 가계소비 부담↓
천만원 쓴 사람, 70만원 더써야 만원공제
전문가 “가계빚 늘어나는데 실효성 의문”
지난 2일 민주당은 ‘당대표 민생경제 기자회견’을 통해 현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더해 세액공제를 1년 한시로 신설해 소비를 촉진시키는 ‘임시소비세액공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이 대표발의한 이 법은 지난해 대비 5% 이상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하면 그 증가액의 5%만큼 종합소득세에서 공제를 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공제 한도는 50만원이다.
민주당은 신용카드 세액공제가 세제 혜택의 대상을 확대하면서 저소득층의 가계소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소득의 25% 이상을 신용카드로 소비해야만 혜택이 주어지는 소득공제와 달리 신용카드 세액공제는 소비만 증가하면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과표구간이 낮아 세율이 낮았던 저소득층에게는 세금 부과 대상 소득이 아닌 총 세금에 공제가 이뤄지는 점 또한 유리한 요소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세액공제는 저소득층에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소득의 대다수를 소비에 사용하는 저소득층이 세액을 공제한다고 소비여력이 늘어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의 임시소비세액공제는 그 공제범위가 크지 않다. 예를 들어 올해 1000만원을 소비한 사람의 경우, 1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70만원의 소비를 더 늘려야 한다. 50만원의 세액을 공제 받으려면 1050만원의 소비를 더 늘려야 한다.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소비 진작 효과가 소폭 있을 수 있다”면서도 “대다수의 직장인들의 월급이 2배가 되는 것도 아닌데 소비를 그렇게 늘리겠느냐. 선심성 소비세액공제다”라고 지적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내년 상반기까지 고금리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며 “소득세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소비를 큰 폭으로 늘려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내수 진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석 교수는 “저소득층 대부분은 이미 면세자”라며 “오히려 고소득층을 위한 추가 감세가 될 수 있겠다”고도 지적했다. 당초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소득의 25%이상을 신용카드로 소비하지 않거나 소득공제로 역진적 혜택을 받는 고소득층이 추가적인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35.3%에 달한다.
국회 예산정책처에서는 세수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임시소비세액공제법안에 대해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비용추계가 안 된다”면서도 이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정태호 의원실은 “발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세수 효과는 측정하지 못했다”면서도 “수요 진작을 통한 부가가치세 증가 등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시소비세액공제가 물가 상승에 대한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물가 상승이 있었기 때문에 그 물가 상승 부분을 반영한다면 실질적으로 소비를 크게 늘리지 않아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내수진작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청조가 SK랑 삼성보다 돈 많아”…남현희 녹취록 공개 - 매일경제
- “이건 사기야”…식중독 걸린 ‘조국 딸’ 조민의 분노, 이유는 정글의 법칙? - 매일경제
- “이 돈 주고 누가 소주 먹나 하이볼 먹지”…소맥값 ‘눈치작전’ 식당가 - 매일경제
- 차 빼다 옆차 범퍼 살짝 스쳤는데…병원 간 엄마와 딸, 이럴 땐 어떡하죠? [어쩌다 세상이] - 매일
- 내일부터 스벅 아메리카노 ‘3천원’에 팝니다…개인컵 가져오면 추가 할인까지 - 매일경제
- 호텔서 빈대 살충제 뿌렸는데 투숙객 사망…도대체 무슨 일이 - 매일경제
- “中핵전력 대응”…‘대당 1조’ 미 신형 핵폭격기 ‘B-21’ 첫 비행 공개 - 매일경제
- 치킨값 19% 올려 ‘3만원’ 육박…‘대박’ 교촌치킨, 3분기 영업익 180%↑ - 매일경제
- “어지간히 해라, 아주 소설 쓰네 XXX”…‘지드래곤 친누나’, 분노한 이유 - 매일경제
- 29년 만에 KS 우승까지 1승 남았다…이 순간 기다린 염갈량 “나-선수단-프런트-팬들의 절실함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