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가자지구 안 넘겨"…美와 삐걱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이 끝날 때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고 전쟁이 끝나도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쟁 후 가자지구 통치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맡기려는 미국과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는 것.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살해하고 있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선 "우리가 잔소리를 들을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하루 전 공개된 BBC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아기, 여성, 노인들이 이유나 정당성도 없이 폭격으로 죽어가고 있다"며 서방 지도자 중 최초로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하마스 소탕이 끝나더라도 가자지구 통치권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지난달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비난하지 않았다"면서 "팔레스타인 당국은 아이들에게 이스라엘을 혐오하고 죽이도록 교육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안보를 책임질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안보 책임을 넘기는 건 "가자지구가 비무장화되고 이스라엘이 다시 부상할 위험이 있는 테러리스트를 공격할 수 있도록 출입 권한을 갖게 된 이후에 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두고 가자지구의 전후 통치 방식에 대해 미국과의 견해차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전후 가자지구를 누가 어떻게 통치할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일정 역할을 맡길 수 있음을 시사해왔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5일 서안지구 수도 라말라를 방문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나 전후 가자지구 통치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병원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이 벌어지면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 병원엔 500명 넘는 환자와 약 800명의 직원, 1만5000여명의 이재민이 갇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이 병원 아래 하마스의 지휘센터가 있는 것으로 보고 병원 주변으로 군사 작전을 강화해왔다.
중환자실 외과의사인 마르완 아부사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면서 "병원 시설 엔지니어가 밤중 병원에서 날아온 총알에 맞아 마비 상태에 빠졌다. 또 다른 남성은 창문 근처에 서 있다가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알시파병원이 사실상 포위되면서 연료와 식수, 의료 용품 공급도 중단됐다.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병원장은 "병원에 필수자원 공급이 끊긴 상황"이라며 "인명을 잃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말에만 전력 부족으로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알시파병원을 공격하거나 포위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병원 동쪽이 여전히 개방돼 있으며 안전한 대피를 원하는 이들에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병원에 갇힌 아이들의 대피를 돕겠다고도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1일 "병원 측으로부터 소아과 아기들이 안전한 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권 국가 정상들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특별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략을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야만적이고 잔인하며 비인도적인 학살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팔레스타인 무장을 포함해 "단호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슬람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국민을 무장시켜 도와야 한다"며 "에너지 금수 조치를 포함해 이스라엘과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도 단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반대한다"며 "가자지구 포위를 끝내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마스를 향해 인질 석방도 함께 요구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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