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갈길이 구만린데 '갑분싸' 기억상실증? 뒷심 딸린 '용두사미' 우려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갈길이 구만린데, '갑분싸' 기억상실증, 용두사미 되나요.'
남궁민 안은진의 애절한 사랑이 가슴을 저며오는 가운데, 갑자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궁민의 사연이 한 회 내내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들을 당혹케했다. 길고 긴, 엇갈린 운명의 길에서 돌아와 드디어 마음을 확인한 게 18회. 그것도 전반부에 정말 짧은 시간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그렸는데, 19회 시작하자마자 기억상실증이라니 기가 막힌 설정이다.
여기에 '연기 장인' 남궁민의 지나치게(?) 잘하는 연기가 오히려 문제. 기억을 잃었지만 어린아이가 된 것은 아닌데, 천진난만한 표정이 이어지면서 두 슬픈 연인 앞에 닥쳐올 비극과 괴리감을 더했다.
파트1의 미스캐스팅 논란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유사한 설정 등 다양한 논란을 되치기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막판 클라이맥스로 달려가야할 중차대한 시점에 오히려 맥을 끊는 듯 했다는 평. 파트2로 접어들면서 병자호란 이후 참혹한 민초의 삶과 당시 조정의 암투, 또 이에 휘말린 남궁민 안은진의 기막힌 운명의 비극을 절묘하게 직조해내면서 감탄사를 불러왔던 '연인'의 뒷심이 딸려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파트1의 첫회에 이미 기록에서도 사라진 남궁국민의 비극적 운명과 실성한채 감금 생활을 하는 안은진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새드엔딩이 다 알려져있는 상태. 결말이 정해진 만큼 남은 회차의 긴장감을 살려내려면 보다 더 촘촘한 이야기 구성과 스피디한 전개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과연 1회 연장으로 18일 21회 종영을 결정지은 '연인' 파트2가 기획의도를 제대로 살려내면서 용두용미의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11월 1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1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연인'(기획 홍석우/연출 김성용 이한준 천수진/극본 황진영) 19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11.6%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3.4%까지 치솟았으나, 현 추세대로라면 파트1의 최고기록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사이 '힘쎈여자 강남순''무인도의 디바' 등 경쟁작이 더 세게 붙었으며,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까지 가세해 주말극 역대급 대진표를 완성한 탓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길채(안은진 분)가 시체더미 속에 쓰러져 있는 이장현(남궁민 분)을 구한 뒤 살려내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장현이 역모의 수괴 구양천이라 생각한 내관들은 사라진 이장현을 추적했고, 량응(김윤우 분)은 유길채의 집을 찾아 재빨리 이장현을 피신시켰다. 이장현이 몸을 숨긴 곳은 과거 이장현 무리가 심양에서 구해준 영랑(김서안 분)의 거처이자 간신 김자점(김민상 분)의 거처였다.
하지만 이장현은 쉽사리 눈을 뜨지 못했다. 대신 어린 시절 겪은 가혹한 아픔에 대한 악몽에 시달렸다. 그 악몽을 통해 이장현이 장철(문성근 분)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드디어 눈을 뜬 이장현. 유길채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기뻐했지만 정작 이장현은 유길채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유길채는 무너지거나 좌절하지 않고 이장현의 곁을 지켰다.
이장현이 기억을 잃은 사이 인조(김종태 분)는 폭주했고 소현세자(김무준 분)는 죽었다. 인조가 보낸 어의의 침술 이후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소현세자는 죽기 직전 이장현에게 서찰을 남겼다. 그 서찰의 내용과 향방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인조의 의심은 소현세자의 아내이자 자진의 며느리인 강빈(전혜원 분)에게까지 뻗쳤다. 결국 강빈도 역모를 꾸민 것으로 몰려 슬픈 죽음을 맞았다.
이가운데 사경을 헤맬때도 가락지를 손에 놓지 않았던 이장현이 가락지 덕에 기적처럼 기억을 찾았다.
그 순간 이장현 앞에 나타난 유길채. 이장현은 "내가 그간 풍 맞을 짓 하진 않았지?"라고 유길채와의 추억이 담긴 말을 꺼냈다. 이어 "미안해. 너무 늦었지. 정말 미안해"라며 유길채를 품에 와락 끌어안았다.
이와 함께 조선을 찾은 각화(이청아 분)는 조정에 역관으로 이장현을 요구, 이후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궁금증을 더했다. 앞서 이장현은 각하에게 조선 포로들이 무사히 강을 건너 조선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면, 그녀 곁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했던 바. 그런데 이장현이 나타나지 않자, 각화가 이장현의 생사를 확인하고 그를 데려가기 위해 조선에 온 것. 인조의 폭주로 조선의 운명이 풍전등화가 된 가운데 각화가 조선과 이장현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더한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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