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live] ‘음주 사고 피해자→눈물의 은퇴식’ 유연수, 그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

정지훈 기자 2023. 11. 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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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생의 전도유망한 축구 선수가 음주운전 교통사고 피해로 인해 너무 이른 나이에 은퇴를 했다.

제주는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해주며 미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유연수가 오랜만에 팬 여러분 앞에 선다. 슬프게도 선수로서의 작별 인사지만, 그를 응원하는 마음은 영원할 것이기에 이별은 아니다"며 유연수의 은퇴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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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서귀포)]


1998년생의 전도유망한 축구 선수가 음주운전 교통사고 피해로 인해 너무 이른 나이에 은퇴를 했다. 그러나 가해자는 여전히 처벌받지 않았고, 그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은 11일 오후 4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제주는 승점 40점이 되며 9위, 서울은 승점 54점으로 7위를 유지했다. 서울은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파이널B에서 가장 높은 7위를 확정했고, 제주는 아쉽게 잔류를 확정짓지 못했다.


경기를 앞두고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제주의 골키퍼 유연수의 은퇴. 2020년 제주에 입단한 유연수는 2022년까지 총 8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다 2022년 10월 18일 팀 동료 김동준, 임준섭과 윤재현 트레이너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음주운전을 한 상대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인 윤재현 트레이너를 포함한 동승자들은 당시 사고에서 타박상 정도의 가벼운 부상만 입었지만 유연수는 크게 다쳐 응급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결국 사고 후유증으로 하반신 마비 증상을 보였고, 간병인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희망을 품고 재활에 전념하던 유연수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은퇴를 결심했다.


제주는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해주며 미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유연수가 오랜만에 팬 여러분 앞에 선다. 슬프게도 선수로서의 작별 인사지만, 그를 응원하는 마음은 영원할 것이기에 이별은 아니다”며 유연수의 은퇴를 알렸다.



특별한 은퇴식이 열렸다. 제주는 유연수의 등번호인 31번에 맞춰 전반 31분 박수 응원을 진행했고, 하프타임에는 은퇴식을 열었다. 유연수는 휠체어를 타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고, “제주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에 제주 팬들은 뜨거운 함성과 박수를 보냈고, 유연수는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며 인사를 했다.


서울 원정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유연수가 휠체어를 타고 서울 팬들이 있는 남쪽 스탠드까지 가자, 서울 팬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에는 제주 선수들이 모두 모여 박수를 보냈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유연수를 위로했다.


경기 후 제주의 정조국 감독 대행은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프다. 연수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제주 유나이티드는 연수와 함께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워낙 착하고, 성실한 친구이기 때문에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의 응원이 필요하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제주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팬들까지 많은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지만, 정작 사건의 가해자는 여전히 그 어떤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처음에 기소가 잘못됐기 때문에 현재 재기소를 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가 아직 처벌을 받지 않았고, 여전히 사과 한 마디가 없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한 선수의 생명이 너무 일찍 끝났는데 정작 가해자는 사과를 하지 않고 있고, 가족들이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1998년생의 젊은 축구 선수의 커리어가 음주 운전 교통사고로 인해 너무 일찍 마감됐다. 유연수는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며 새로운 삶을 살겠다”며 희망을 이야기했지만, 그 전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가해자의 사과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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