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는 ‘짠돌이’, 감동은 ‘럭셔리’…영주 관광택시로 돞아보기[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2023. 11. 12. 11:07
“서울에서 영주까지 기차 요금 2만 원~ 영주호 가고 선비세상 가는 관광택시는 1만 원~ 100분이면 도착하는 영주는 왜 안 가~ 경적을 울리며 산림치유원·만수주조, 관광택시 예약하고 달려가련다.”♬
영주의 수도권 접근성이 좋은 것은 이미 알려진 바다. 하지만 돌아보려는 여행객에게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소수서원과 부석사 등 전통의 여행지가 거리를 두고 산재한 데다가 새롭게 등장한 테마파크 급 위락시설이나 영주를 꼼꼼히 돌아보는 속살 여행은 자가용 아니면 언감생심이다.
권위로 위세 등등함을 내세운 양반보다 학식과 인품이 그윽한 선비의 고장, 영주의 헤아림이 묘수가 됐다. 영주관광택시 타고 떠나는 영주 여행.
마을 비우고 물 채운 그곳…눈물 비우고 감동 채운 영주호
환희와 애통은 맥이 닿는다. 풍광 좋기로 유명한 영주호는 수몰된 마을 주민의 눈물에서 출발한다. 이들의 이름이 빼곡히 새겨진 비석에 눈길이 간다. 읽어봐야 얼굴을 떠올릴 수 없지만, 그들의 표정만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다행히 그들 이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파안대소는 떠난 이들에 대한 헌사가 됐다. 이젠 추억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고향을 미소로 보낸다.
수몰 전 평은역은 수몰 후 평은역사로 옮겨져 보존됐다. 수몰 전 이 역을 통해 세상을 향하던 발길은, 수몰 후 이 역을 통해 고향을 향하는 꿈길이 됐다.
주민들의 이름이 빼곡히 새겨진 비석과 물속 어딘가에 있을 고향마을을 추억할 수 있도록 만든 조망대에, 이젠 눈물은 없다.
2016년 12월 영주댐이 준공되며 일대는 거대한 생태관광지로 바뀌었다. 그로 인해 달라진 영주. 삶은 달라졌다. 눈물의 씨앗은 사랑이 됐다. 사랑은 웃음이 되고 행복이 되어 또 다른 가치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광활하고 푸른 영주호를 따라 자전거도로가 길게 뻗었다. 이 동선에 차진 풍광은 자전거 트레킹에 손색이 없다. 당근, 이곳은 자전거 트레킹의 성지가 됐다.
두 발로도 멋진 산책길이다. 영주호를 관통하는 용천루 출렁다리(용미교·용두교)는 가을 여행의 출발점이다. 산책로를 휘돌아가면 영주호오토캠핑장 등을 만날 수 있다.
용천루 출렁다리는 용미교와 용두교 두 개로 구성되어 있다. 밤이 되면 섬과 연결된 용천루 출렁다리에화려한 조명이 켜지고, 영주호의 화려한 야경은 축제를 방불케 한다.
한국 전통 6개 주제로…국내 유일 전통문화 테마파크
영주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K 문화테마파크 ‘선비세상’도 떠오르는 여행지다.
순흥면 청구리 선비촌 인근 부지 96만 970㎡에 2020년 9월 3일에 들어선 선비세상은 한옥과 한복, 한식, 한지, 한글, 한음악 등 6개 테마촌으로 꾸며졌다. 테마촌에서는 각 주제에 맞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통해 선비 정신을 폭넓게 느낄 수 있게 했다.
6개 K-문화 테마는 고 이어령 교수에게 자문을 얻어 꾸렸다. 전통문화와 한옥을 주제로 한 전시관과 체험관은 많지만 선비세상은 선비의 삶과 정신, 전통문화의 아름다움과 첨단기술과 결합한 콘텐츠를 폭넓게 배치했다. 국내 유일의 전통문화 테마파크다.
선비세상은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조선의 선비처럼 입고, 자고, 먹고, 익히고, 즐기며 선비 정신을 함양하고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목적을 두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도 차고 넘친다. 그중 한지 만들기 체험은 인기 코스다. 여기에 환갑상 포토존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술에 취하고 문화에 반하고…취향저격 만수주조
만수주조는 2021년 5월 KBS1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21회에 방송됐다. 그만큼 영주의 명소다. 만수주조는 2대째 운영 중인 양조장이다. 2010년 창업한 만수주조는 창업자 아버지에 이어 딸인 이보영 대표가 가업을 잇고 있다.
이곳은 술도가의 기본 문법과는 다른, 문화 담은 술도가로 커가고 있다. 술에 취하기보다 문화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더 매력이다.
막걸리 만들기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코스다. 지역 청년들과 영주 특산물인 풍기 인삼을 넣은 막걸리도 만들었다. 다만 인삼 막걸리는 아직 일반 판매는 하지 않는다. 만선주조는 지역과 상생하는 양조장이 되기 위해 여전히 부산스럽다.
2014년 지방자치단체와 농촌진흥청 등으로부터 지원금을 얻어 술빚기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발효체험학교 띄움’이라는 소기업도 창업했다.
‘주(酒)디스트’라는 기업도 창업했다. 술과 아티스트라는 단어를 결합해 만든 이름이다. 술에 취해 갈지자 횡보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노력은 한국관광공사가 알아봤다. 공사의 관광두레 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백두대간 정기를 이어 받아 원기회복…국립산림치유원
국립 산림치유원(이하 산림치유원)은 숲·계곡 특성화 지역 휴식여행지로 선정됐다. 2011년 소백산 도솔봉 동남쪽 기슭 영주시 봉현면과 예천군 효자면에 걸쳐 조성된 산림치유·휴양시설이다. 산림치유원에서는 피톤치드 가득한 숲속에서 인체 면역을 높이는 리플레시(Refresh) 과정을 직접 체험 할 수 있다.
이곳은 소백산 자락과 소백산의 작은 봉우리인 옥녀봉까지 47㎞에 달하는 치유의 숲길이 조성되어 있다. 수(水) 치유센터에서는 수압마사지기 등 고가의 치유장비를 갖추고 있고,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단체 치유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수련센터, 장기간 숙박하며 치유하는 건강증진센터, 숲속을 거닐며 심신안정 효과를 누리는 산림치유문화센터 등 어느 하나 생명을 돌보지 않는 것이 없다.
상시 가능한 체험으로 ‘숲트레킹+숲해먹명상’이 있다. 심호흡하며 치유 숲길을 걷고, 다양한 운동으로 피로를 풀며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마지막으론 잣나무숲에 직접 체험하는 해먹숙면까지….
편백나무 향이 가득히 치유센터에서는 100여 실의 빌라형 숙박시설과 대형식당을 갖추고 있어서 5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대한민국 최대의 힐링타운이다.
이렇듯 산림치유원은 힐링과 요양, 치유의 메카다.
인삼 풍년에 가성비 ‘짱’…풍기인삼홍삼센터
1500년의 뿌리 깊은 역사를 가진 풍기인삼 및 다양한 인삼 가공제품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풍기인삼홍삼센터. 2008년 6477㎡의 넓은 대지 위에 지어진 2층 건물로 현재 점포 45개소가 영업 중이다. 건물 벽면의 인삼조형물에 조명을 설치해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하고 있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인삼이나 홍삼을 활용해 인삼주 담그기, 방향제 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풍기 인삼·홍삼센터 입주점포 상인 모임은 이번 상점가의 새로운 벽면 단장과 함께 친절 서비스, 우수 제품 전시 판매 등 다양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짠돌이’ 영주 여행 꿀팁…“관광택시 이용하세요”
‘KTX-이음’ 열차를 이용하면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영주 KTX역에서 하차하면 약 1시간 40분이 걸린다.
이에 앞서 관외 주민등록자가 관광택시를 이용하려면 여행 최소 5일 전 (주)로이쿠 앱이나 영주 관광택시 홈페이지에 예약해야 한다.
이용요금은 4시간 코스 만원(택시 이용료 1회당 시비 4만 원 지원), 6시간 코스 12만원(택시 이용료 1회당 시비 6만원 지원)이다. 추가 1시간당 2만 원이 증액되며 전액 자부담이다. 탑승 인원은 최대 4인이다. 이는 승객 인당 가격이 아니 택시 대당 가격으로 현재 요금 기준이 4시간 8만 원 요금 4명의 일행이 선택했다면 ‘8만 원-4만 원÷4인’이 되어, 인당 1만 원에 영주관광택시를 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애완견의 동반 탑승도 가능하다.
2024년부터는 KTX 출발역이 청량리역에서 서울역까지 KTX 연장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영주관광택시는 2024년부터 8시간 코스도 생길 예정이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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