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송충이 사태’ 미국흰불나방, 내년에 대발생 가능성 높다
해충인 미국흰불나방이 내년에 크게 확산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미국흰불나방 유충(애벌레)은 산림의 수목은 물론 도시지역의 가로수나 조경수까지 갉아 먹는다. 최근 한강공원 등에 대거 출몰해 시민을 불안하게 한 것이 바로 미국흰불나방 유충이다.
충남도농업기술원은 미국흰불나방이 내년에 대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3차례나 발생한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가을 기온이 높아지면서 폐사하지 않고 대거 월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미국흰불나방 성충은 보통 5월 중∼하순과 6월과 7∼8월 등 2차례 발생하는 데 올해는 8월 말에서 9월 사이에 성충이 또다시 관찰되는 등 3차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한강공원·청계천 등에서는 10월 말까지 송충이로 오해를 받는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대거 출몰했다. 3번째 발생한 성충의 경우 날씨가 추워지면 폐사하는데 올해는 가을 온도가 높아지면서 상당수가 월동에 들어간 것으로 농업기술원은 분석했다. 올해 9월 전국 평균 온도는 22.6도로 평년 대비 2.1도나 높았다.
미국흰불나방은 빛에 반응한 성충이 가로수나 집 주변 조경수 등에 많이 산란하기 때문에 가로수와 조경수에 특히 큰 피해를 준다. 미국흰불나방 성충은 일반적으로 600~900개 알을 무더기로 낳는데, 알에서 부화한 유충은 수목 1∼2개 잎에 몰려 갉아먹다가 성장하면서 주변으로 이동해 나무 전체 잎을 갉아 먹는다.
유충은 번데기가 되기 위해 월동기에 따뜻한 곳의 틈새를 찾아 이동한다. 때로는 가정집이나 시설하우스 등의 시설물 안으로 침입해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것은 물론 알레르기 등을 유발한다.
농업기술원은 미국흰불나방 대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방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유충 단계에서 방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유충단계에서 방제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흰불나방이 발생한 곳에 살충제를 뿌려야 하지만 가정집이나 친환경재배농지 등 살충제를 살포하기가 어려운 곳에는 친환경적으로 제조된 해충퇴치물질을 뿌려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당수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이미 월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어서 내년도 대발생 가능성은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된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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