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커쇼 '17년 인연 종료' 현실로 다가오나, 구단 "본인 선택 존중한다, 다만..."

양정웅 기자 2023. 11. 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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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이제 클레이튼 커쇼(35)와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앞에 '전(前)'이라는 말이 붙게 될까. 미국 현지에서는 커쇼와 다저스의 17년 관계 청산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매체 LA 타임스는 최근 "FA 커쇼와 다저스가 결별한다면 그건 끔찍한 일일까"라는 주제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커쇼가 다저스를 떠나는 시나리오에 대해 언급했다.

커쇼는 명실상부한 다저스의 '리빙 레전드'다. 지난 2006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 지명을 받고 다저스에 입단한 그는 2008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올해까지 16시즌을 다저스에서만 뛴 커쇼는 통산 425경기(422선발)에 등판, 2712⅔이닝을 던지며 210승 92패 평균자책점 2.48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두 번이나 20승 이상을 기록했고(2011, 2014년), 2013년(1.83)과 2014년(1.77) 2년 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했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2011년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이후 2013년과 2014년까지 2번 더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2014년에는 200이닝도 넘기지 못했지만 압도적인 투구 내용 속에 내셔녈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이외에도 올스타 10회, 평균자책점왕 5회 등 화려한 개인 수상 내역을 작성했다.

클레이튼 커쇼의 투구 모습. /AFPBBNews=뉴스1
커쇼의 활약 속에 다저스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만들었다. 커쇼의 전성기가 곧 다저스의 전성기였던 셈이다. 본인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우승 역시 2020년 60경기 단축 시즌에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지웠다. 당시 커쇼는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커쇼는 이제 30대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다. 특히 2015년 232⅔이닝을 소화한 이후 올해까지 8시즌 동안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운 시즌이 단 두 번(2017, 2019년) 밖에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6월 어깨 통증을 포함해 커쇼는 최근 3년 동안 무려 6번이나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이후 구위가 하락한 커쇼는 애리조나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⅓이닝 6실점이라는 충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여기에 커쇼는 꾸준히 고향(텍사스)팀인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뛰어난 성적과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단기계약을 맺었던 것도 이같은 이유라는 분석이다. 2022시즌을 앞두고도 텍사스행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왔으나, 메이저리그의 직장폐쇄가 풀린 3월 다저스와 1년 재계약을 맺은 바 있다. LA 타임스는 "커쇼는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서 커리어를 마감하겠다고 오래 전부터 공언했다. 텍사스에 합류하는 건 이를 위한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16년 동안 함께한 에이스가 떠난다면 다저스와 커쇼는 서로 문제가 생길까. 매체는 "커쇼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다저스가 이해할 가능성이 적어도 50대 50이다"고 말했다. 명분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커쇼의 이적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선 커쇼의 다음 시즌 복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그는 시즌 종료 후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시즌 중반 부상을 당했고, 투구를 이어갔으나 결국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내년 여름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나이에 복귀가 어려운 어깨에 칼을 댔다는 점에서 복귀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커쇼가 지난 애리조나와 디비전시리즈 탈락 후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 점도 이적설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최근 "커쇼와 가족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가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커쇼가 다저스에서 커리어를 마치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2020년 월드시리즈에서 투구하는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매체는 "만약 커쇼가 타 팀으로 이적한다고 해도 다저스의 영웅으로 떠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저스 원팀맨으로 남는 게 영구결번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다저스의 영구결번자 중 돈 서튼은 1980년까지 15년 동안 다저스에서 뛴 뒤 1988년 팀에 복귀하기 전까지 4팀을 거쳐갔고,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역시 다저스 외에 5팀에서 뛰었다. 듀크 스나이더와 길 호지스는 다저스가 아닌 팀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했지만 모두 영구결번 처리됐다.

매체는 "커쇼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본인과 다저스는 아름다운 움직임을 보일 권리를 얻었다. 미안해 할 필요가 없다. 정말 멋진 여정이었다"며 커쇼의 선택에 지지를 보냈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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