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예술인, 현실 반영한 지원금 규정 개선 요구

박하늘 기자 2023. 11. 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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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화재단이 지난 10일 개최한 2023 천안예술인간담회는 행정과 예술현장과의 괴리를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천안문화재단 이사장인 박상돈 시장이 대담자로 나서 예술인들의 애로를 듣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천안문화재단은 현재 규정상 지원사업 신청자 본인에게 사례비 지급이 불가하다"며 "지금의 프로세스대로라면 공연기획자가 다른 예술인을 도울 때에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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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타운홀·천안사랑소식지 개방해야"
10일 오후 천안시 한들문화센터에서 열린 '2023 천안예술인간담회'에서 박상돈 천안시장이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천안]천안문화재단이 지난 10일 개최한 2023 천안예술인간담회는 행정과 예술현장과의 괴리를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간담회는 문화도시 천안 건설과 내년도 예술지원 정책 수립을 위해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100여 명의 천안지역 예술인들이 자리했다. 천안문화재단 이사장인 박상돈 시장이 대담자로 나서 예술인들의 애로를 듣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행정의 지원이 예술인의 실질적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공연기획사를 운영하는 30대 청년은 기획부터 출연, 사무까지 1인 다역을 해내야 하는 예술인의 현실을 반영해 지원금 사용규정을 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천안문화재단은 현재 규정상 지원사업 신청자 본인에게 사례비 지급이 불가하다"며 "지금의 프로세스대로라면 공연기획자가 다른 예술인을 도울 때에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술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스스로 기획자이자 행정가가 돼 지원사업에 신청을 해야 하는데 공연을 올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해선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문광부 혹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유관기관이 지원하는 사업 중에는 기획자의 기획료 편성이 가능한 사업이 많다"고 강조했다.

천안타운홀이 지역 예술인에게 전시공간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정식 작가는 "천안타운홀에서 전시를 하고 싶어 얘기도 해보고 설득도 해봤지만 무조건 안된다면서 이유도 알려주지 않아 단념하고 돌아간 적이 몇 번"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타운홀은 평상시에 지역 예술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된다"고 답했다. 이 작가는 "절대 쓸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반박했다.

천안시의 시정홍보지인 '천안사랑소식지'에서 공연 홍보 요청을 거절당한 사연도 나왔다. 지역의 '춤꾼'이라고 소개한 한 참석자는 "천안사랑소식지에 홍보할 수 있는지 전화했지만 직속기관 외에는 안 된다고 답변이 왔다"면서 "전시나 공연이 천안에 하루 몇 개씩 쏟아진다. 온·오프라인 홍보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예술인들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간담회에서 주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드러냈다. 식전행사를 포함해 간담회는 총 1시간 50분 진행됐다. 재단의 성과, 흥타령춤축제 영상시청 등을 제외하고 예술인이 시와 소통한 자유토론 시간은 총 50분 주어졌다. 자유토론 시간 중 약 29분이 박상돈 시장의 인사말과 답변으로 이뤄졌다. 예술인 6명의 총 질문시간은 17분 50초 가량에 불과했다. 수십명의 참석자들이 손을 들어 발언권을 요구했지만 시간은 넉넉치 않았다. 박 시장은 "생각 같아선 몇 시간씩 했으면 좋겠는데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간담회장을 빠져나온 한 참석자는 "지역 예술인들 얘기 듣겠다고 만든 자리인데 공연과 영상 시청, 인사말들이 발언시간보다 적으면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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