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듀오' 손흥민-황희찬 동반 침묵...토트넘은 울버햄튼에 1-2 역전패
[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코리안 듀오’ 손흥민과 황희찬이 동반 침묵한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연패를 당했다.
토트넘은 11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2023/24시즌 EPL 12라운드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토트넘은 8승 2무 2패(승점 26)로 리그 3위로 추락했다.
홈팀 울버햄튼은 3-5-2 대형으로 경기에 나섰다. 황희찬과 마테우스 쿠냐가 투톱으로 나섰고 미드필더진은 주앙 고메스, 마리오 르미나, 장-리크네르 벨레가르드였다. 라얀 아이트 누리-넬송 세메두가 좌우 윙백이었고 스리백은 토티 고메스-크레이그 도슨-맥스 킬먼이었다. 골키퍼는 조세 사였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대응했다. 스리톱은 브레넌 존슨-손흥민-데얀 쿨루셉스키이었고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중원을 형성했다. 포백은 에메르송 로얄-벤 데이비스-에릭 다이어-페드로 포로였고 골키퍼 장갑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꼈다.
이 경기는 손흥민과 황희찬의 ‘코리안 더비’로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 팀의 에이스였다. 손흥민은 2023/24시즌 리그 11경기 8골 1도움으로 리그 득점 2위였다. 황희찬은 11경기 6골 2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자였다. EPL 사무국 역시 경기를 앞두고 공식 채널을 통해 “국가대표팀 동료이자 EPL 라이벌”이라는 문구와 함께 게시물을 게재하기도 했다.
선제골을 넣은 건 토트넘이었다. 전반 3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쿨루셉스키가 포로를 보고 패스했다. 포로는 강한 땅볼 크로스를 올려줬다. 중앙에 있던 존슨이 왼발을 갖다 대 골망을 갈랐다. 존슨은 발목 부상으로 빠진 제임스 매디슨의 상징인 ‘다트 세리머니’를 펼쳤다.
토트넘이 선취골을 기록했지만 이후 분위기는 울버햄튼이 주도했다. 전반 10분 중앙선 부근에서 쿠냐가 다이어를 벗겨낸 후 아잇 누리에게 패스했다. 아잇 누리의 슈팅은 데이비스가 간신히 몸으로 막아냈다. 전반 33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때린 르미나의 슈팅은 비카리오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전은 1-0으로 토트넘이 앞선 채 종료됐다.
후반전에도 울버햄튼은 토트넘을 밀어붙였다. 후반 1분 벨레가르드의 중거리 슈팅은 높이 떴다. 후반 8분 아잇 누리의 컷백을 받은 쿠냐의 슈팅도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고메스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이 공이 황희찬에게 흘렀지만 황희찬의 슈팅마저 골대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토트넘도 반격했다. 후반 27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호이비에르에게 스루 패스를 찔러줬다. 호이비에르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뛰어 들어오던 존슨에게 패스했다. 존슨이 오른발로 골키퍼 키를 넘기려 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후반 중반에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0분 토트넘은 존슨과 비수마를 빼고 브리안 힐과 지오바니 로 셀소를 투입했다. 공격력을 강화해 승리를 노리겠다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뜻이 엿보이는 교체였다.
토트넘이 두 명을 교체했지만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울버햄튼이 공격을 계속 이어갔다. 후반 40분 고메스가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칼라이지치가 헤더를 시도했지만 왼쪽으로 벗어났다. 울버햄튼은 후반 42분 아잇 누리와 고메스 대신 파블로 사라비아와 토미 도일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토트넘은 후반 43분 역습으로 기회를 한 차례 만들어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상대 태클을 피한 뒤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의 슈팅은 수비에 막혔지만 쿨루셉스키가 공을 차지한 뒤 로 셀소에게 내줬다. 로 셀소의 왼발 슛은 사 골키퍼가 한 손으로 막아냈다.
울버햄튼은 후반 막판에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 46분 쿠냐가 사라비아를 향해 길게 연결했다. 쿠냐의 패스를 받은 사라비아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1-1 원점이 됐다.
울버햄튼은 경기 종료 직전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52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사라비아가 중앙으로 침투하던 르미나에게 스루 패스를 넣어줬다. 달려오던 르미나가 오른발로 슈팅으로 비카리오 골키퍼를 뚫어냈다. 울버햄튼은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는 그대로 울버햄튼의 승리로 종료됐다.
울버햄튼은 토트넘을 제압하면서 리그 12경기 4승 3무 5패(승점 15)로 리그 11위로 올라 섰다. 직전 라운드에서 최하위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첫 승 제물이 됐던 울버햄튼은 토트넘전 승리로 아픔을 씻었다. 울버햄튼은 선두권 경쟁을 하는 구단을 상대로 벌써 2승을 거뒀다. 지난 9월 울버햄튼은 리그 선두 맨체스터 시티에 2-1로 승리해 시즌 첫 패배를 안겨줬다.
토트넘은 끝내 핵심 선수들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울버햄튼에 무릎을 꿇었다. 첼시전에서 토트넘은 제임스 매디슨, 미키 판 더 펜 등 공격과 수비의 핵심을 한 번에 부상으로 잃었다. 두 선수는 내년까지 출전이 불가능하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는 첼시전에서 퇴장을 당해 이번 경기에 나올 수가 없었다.
토트넘의 향후 일정은 더 험난하다. 토트넘은 11월 A매치 기간이 끝난 후 26일 아스톤 빌라와 홈 경기를 치른다. 다음달 4일에는 맨시티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그 다음에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연속으로 만난다. 이 경기를 매디슨, 판 더 펜 없이 버텨내야 한다. 토트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EPL 공식 SNS/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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