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은 LG에서 함박웃음 일보직전…KIA도 32세 왼손 잠수함 무난한 안착, 2024년에도 ‘감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동원은 LG 트윈스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기 일보직전이다. 박동원이 KIA 타이거즈에 남긴 선물 역시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박동원이 2022-2023 FA 시장에서 LG로 떠나면서, KIA에 남긴 선물은 왼손 잠수함 김대유(32)다. KIA는 박동원의 잔류협상에 실패했고, 훗날 그 과정에서 전임단장의 불미스러운 일이 드러나긴 했다. 그래서 김대유의 성공이 더더욱 중요했다.
김대유는 올 시즌 41경기서 2패4홀드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0.280에 WHIP 1.38. 언뜻 보면 좋아 보이지 않지만, 4월(12경기 2패2홀드 평균자책점 12.79)을 제외하면 안정적이었다. 4월을 빼면 29경기서 18⅓이닝 5자책, 평균자책점 2.45였다.
5월에 7경기서 평균자책점 1.35로 완전히 살아났으나 5월28일 LG전 이후 9월2일 SSG전으로 돌아오기까지 3개월이란 공백기가 있었다. 사실 당시 1군 말소는 부진이라기보다 전략적 성격이 강했다. KIA가 당장 1이닝을 책임질 좌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6월15일 퓨처스리그 SSG전 이후 부상하면서 1개월 정도 쉬면서 꼬였다. 당시 김종국 감독도 김대유가 2군 경기를 하다 부상했다고 밝힌 적이 있었다. 그리고 7월 12일 NC전서 돌아왔으나 부진했다. 7월 평균자책점이 10.38이었다.
그래도 8월 12경기서 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0.93으로 완벽히 회복했고, 결국 9월 확대엔트리에 맞춰 돌아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KIA는 최지민이란 걸출한 좌완 셋업맨에 이준영이라는 원 포인트 릴리프도 있다. 그러나 팔 높이가 다른 좌완 김대유는 불펜의 다양성을 더하는데 큰 힘이 된다.
실제 9~10월에 2~3타자를 상대하며 상대 흐름을 끊는 감초 노릇을 잘 해냈다. 이닝이 적어서 크게 티 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있으면 확실히 도움이 되고 없으면 생각나는 카드다. 간혹 제구가 흔들리는 약점은 있지만, 팔 높이의 이점을 살린다. 왼손 사이드암은 여전히 타자들에겐 낯설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136.8km. 대신 패스트볼에 의존하지 않고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극 구사했다. 올 시즌에는 슬라이더 구사율을 높인 게 주효했다. 점수차, 경기흐름에 관계없이 호출 가능하고, 언제든 준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KIA 불펜의 물량은 LG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내년에도 전부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김대유가 내년에 풀타임을 뛰면, 조용한 보상선수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갈 수 있다. 박동원의 아픔 이후 포수진도 어렵게 정비했고, 김대유까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KIA도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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