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항공편 지연·조치 미흡, 정신적 손해 배상"

항공사가 항공편 운항이 지연됐을 때 제대로 조치를 못 했다면 승객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이 모 씨 등 269명이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지난 2019년 9월 13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태국 방콕을 출발해 인천에 도착하기로 했지만, 기체 결함으로 결항했고, 승객들은 예정 시각을 훌쩍 넘겨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이에 승객들은 항공사 국제 협약인 몬트리올 협약을 위반했다며 한 명당 70만 원의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몬트리올 협약 제19조는 항공사가 지연 손해 책임을 진다고 돼 있는데, 다만 손해를 피하려는 모든 조치를 했다면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몬트리올 협약에서 손해는 재산상, 정신적 손해를 모두 포함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승객들에게 40만 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도 항공사 배상 책임을 인정해 사측 상고를 기각했지만, 몬트리올협약의 손해는 재산상 손해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정신적 손해는 우리나라 법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또 같은 이유로 승객들이 제주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항공사가 1인당 40∼70만 원을 배상하도록 한 원심판결도 확정했습니다.

YTN 백종규 (jongkyu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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