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OK 충분히 교감할 수 있어"…'유기견 애견 카페' 가보니
한류경 기자 2023. 11. 12. 10:15
"유기견 입양을 생각 중이에요. 일반 유기견 센터는 전화 한 통 하고 나면 바로 데려와야 하는데 이곳은 아이들과 충분히 교감하고 결정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서울 강남구에 사는 30대 예비부부)
10일 오후 경기도 부천의 한 유기견 애견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수십 마리 유기견들이 반겨줍니다.
일반적인 애견 카페는 손님이 반려견과 함께 방문해 음료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반면 유기견 애견 카페는 일반 애견 카페와 좀 다릅니다. 손님들에게 음료 등을 팔면서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앞둔 유기견들을 구조해 입양이 이뤄지도록 돕는 공간입니다. 카페를 오가듯 편하게 방문해 유기견과 충분히 교감한 뒤 입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유기견 입양을 위해 운영되는 공간인 만큼 유기견의 안전을 위해 노키즈존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반려견 동반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30여 마리의 유기견들이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카페 한쪽 벽면에는 강아지들에 대한 성격과 특징 등이 적힌 '가족지원서'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날 카페엔 20명 남짓한 손님들이 방문했습니다. 저마다 강아지와 교감하며 휴식을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30대 예비부부는 결혼을 앞두고 유기견 입양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들 예비부부는 "유기견 입양 생각이 있어 데이트도 할 겸 유기견 애견 카페에 자주 온다"며 "집 근처에 있는 유기견 카페도 종종 가는데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어서 찾아보다 부천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반 유기견 입양 센터 등은 전화 한 통에 가서 데려오거나 해야 하는데, 여기는 충분히 교감하고 결정할 수 있어서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19세 한지원 씨는 "강아지를 좋아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키우진 못하고 있다"며 "일반 애견카페도 있는데 유기견들에게 더 마음이 가 일부러 이곳을 찾아온다"고 말했습니다.
인천 계양구에서 온 23세 장윤녕·16세 장문경 자매는 "아빠가 강아지를 싫어해 못 키워서 애견 카페를 오게 됐다. 유기견들이 있다는 것도 특별해서 좋다"며 "집에서 30~40분 거리인데 지난번 처음 방문하고 또 생각나서 오게 됐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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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인식 달라졌으면…편견 없이 바라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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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유기견 애견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성시내 씨는 강아지 봉사·구조 활동을 하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성씨는 "지인과 봉사하고 구조하는 일을 하다 유기견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공간을 떠올리게 됐다. 유기견들이 편견 없이 살아가기 위한 인식 개선과 입양을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보통 입양 센터는 첫 만남에 데려오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아이들과 교감하며 행동과 성격을 먼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이곳 대부분의 유기견은 '겁이 많고 경계심이 강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사람의 손길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발라당 배를 보이며 애교를 부리는가 하면 한동안 손님 품에서 꿀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경계심 있던 유기견들도 이곳에 와서 사회화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는 겁니다.
동물을 사랑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성씨도 혼자서 30여 마리의 유기견을 돌보며 카페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성씨는 "카페 수익금과 후원금 등으로 아등바등 운영하고 있다. 적금까지 깨고 커피값을 조금 올렸는데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성씨는 유기견들이 조금씩 상처를 딛고 좋은 가족을 만나 떠날 때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합니다. 성씨가 계속 유기견 애견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입니다.
성씨는 "입양률이 높다고 마냥 좋은 건 아니다. 그만큼 파양률이 높다는 것"이라며 입양을 책임감 있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실제로 유기견 입양을 고민하던 학생이 있었는데, 그 당시엔 학생 신분이라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해 입양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나중에 취업한 뒤에 입양하고 싶다고 찾아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마냥 예뻐서 입양을 쉽게 결정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입양을 어려워하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6년째 유기견 애견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성시내 씨는 강아지 봉사·구조 활동을 하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성씨는 "지인과 봉사하고 구조하는 일을 하다 유기견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공간을 떠올리게 됐다. 유기견들이 편견 없이 살아가기 위한 인식 개선과 입양을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보통 입양 센터는 첫 만남에 데려오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아이들과 교감하며 행동과 성격을 먼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이곳 대부분의 유기견은 '겁이 많고 경계심이 강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사람의 손길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발라당 배를 보이며 애교를 부리는가 하면 한동안 손님 품에서 꿀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경계심 있던 유기견들도 이곳에 와서 사회화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는 겁니다.
동물을 사랑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성씨도 혼자서 30여 마리의 유기견을 돌보며 카페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성씨는 "카페 수익금과 후원금 등으로 아등바등 운영하고 있다. 적금까지 깨고 커피값을 조금 올렸는데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성씨는 유기견들이 조금씩 상처를 딛고 좋은 가족을 만나 떠날 때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합니다. 성씨가 계속 유기견 애견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입니다.
성씨는 "입양률이 높다고 마냥 좋은 건 아니다. 그만큼 파양률이 높다는 것"이라며 입양을 책임감 있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실제로 유기견 입양을 고민하던 학생이 있었는데, 그 당시엔 학생 신분이라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해 입양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나중에 취업한 뒤에 입양하고 싶다고 찾아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마냥 예뻐서 입양을 쉽게 결정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입양을 어려워하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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