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충전도 'OK'···도심·레저 다 잡은 전기 SUV '토레스 EVX' [별별시승]
中 BYD LFP 배터리 얹어
100% 충전해도 문제 없어
회생제동·가속력 수준급
최대 433㎞ 주행·최고출력 207마력
실외 V2L 기능 갖춰 레저에도 적합
실제 구매가격 3000만 원대
토레스는 KG모빌리티(003620)의 반등을 주도한 효자 모델이다. 지난해 7월 출시 후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5만 대 넘게 판매되며 회사의 3개 분기 연속 흑자 전환을 가능하게 했다. 과거부터 이어진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정체성을 세련되게 담아내고 가격 경쟁력까지 겸비한 점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KG모빌리티는 실력이 검증된 토레스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디자인과 상품 경쟁력을 계승하면서도 비야디(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얹어 실 구매 가격을 3000만 원대로 대폭 낮췄다.
7일 마주한 토레스 EVX의 외관은 내연기관차와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익숙했지만 운전석에 오르자 전기차의 정체성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클러스터에 표시된 배터리 충전 잔량이다. 배터리가 92%까지 충전돼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완성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배터리를 80%까지만 충전하도록 권고한다. 배터리 수명을 유지하고 화재 발생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하지만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가 화재 위험이 낮은 LFP 배터리를 적용해 100%까지 충전을 해도 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토레스 EVX는 73.4kWh 용량의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433㎞의 최대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BYD 배터리를 장착한 국산 전기차는 토레스 EVX가 처음이라 주행거리와 질감, 회생제동 능력 등에 집중하며 시승을 진행했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토레스 EVX는 미끄러지듯 정숙함을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감속 시 전기에너지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시스템은 스티어링 휠 뒤편의 레버로 3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다. 단계를 높여도 거슬리는 울컥거림이 느껴지지 않고 가속과 감속도 부드럽게 전환된다. 최고 단계인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을 작동시키면 정차까지 가능하다. 복잡한 서울 시내를 빠져나갈 때 가속페달만 밟으면서도 주행할 수 있어 피로감이 덜했다.
고속도로에 오른 뒤 회생제동을 해제하고 가속력을 높이자 속도계가 순식간에 130㎞까지 치솟는다.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 머뭇거림이 느껴지지 않는다. 152.2kW 전륜 구동 모터를 장착한 토레스 EVX는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6㎏·m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토레스 내연기관 모델보다 최고출력은 약 22%, 최대토크는 21% 높였다.
앞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차로 중심을 스스로 주행하는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기능은 고속도로는 물론이고 일반도로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얹지 않고도 15초 이상 기능이 유지된다.
서울시 영등포구를 출발해 인천시 영종도까지 약 60㎞를 주행한 결과 주행가능 거리는 389㎞에서 330㎞로 줄었다. 추운 날씨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전비를 기록했다. 출발 당시 92%이던 배터리 충전량도 76%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타사의 전기차가 최대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경쟁력으로 느껴진다.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로 빼서 사용할 수 있는 실외 V2L 기능도 갖췄다. 최대 3.5kW의 소비 전력을 배터리 용량의 20% 수준까지 사용할 수 있어 아웃도어나 레저 활동 시 유용할 듯 하다.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이 유입되고 장시간 앉아있기엔 시트의 착좌감이 불편한 것은 단점이다. 그럼에도 가격대를 고려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세제혜택을 적용한 가격은 E5 4750만 원, E7 4960만 원으로 환경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전국 어디서나 3000만 원 대에 구매할 수 있다. 토레스 EVX는 출퇴근을 위한 도심형 SUV뿐 아니라 주말에 장거리를 훌쩍 떠나는 레저용으로 사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433㎞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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