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예 직원 140명' CJ대한통운 인천GDC에선 하루 7.6만상자도 '거뜬'

이정후 기자 2023. 11.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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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7만6000개 스스로 옮기는 오토스토어…출고 능력 2.8배
해외 주문도 당일 출고…중동 거점 '사우디GDC' 구축 나서
CJ대한통운 인천GDC에 도입된 '오토스토어'. 기존 방식보다 보관 효율성은 4배, 출고 능력은 2.8배 높다./뉴스1 ⓒ News1 이정후 기자

(인천=뉴스1) 이정후 기자 = 16단으로 쌓인 상품 보관 공간의 꼭대기. 140대의 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바둑판 모양으로 된 공간 위에서 움직이던 로봇이 한 지점에 멈춰 선다. 상품이 담긴 상자를 와이어로 끌어올린 뒤 출고 스테이션으로 내려보낸 로봇은 다른 주문을 처리하러 이동한다.

8일 CJ대한통운(000120)이 공개한 인천 글로벌 권역 풀필먼트센터(GDC)의 물류 로봇 '오토스토어' 작동 모습이다. CJ대한통운은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약 6264㎡(1895평) 규모의 공간을 증축했다. 상자와 상자 사이의 공간을 최소화해 사람이 직접 물건을 꺼내는 방식보다 보관 효율성은 4배, 출고 능력은 2.8배 뛰어나다.

오토스토어는 CJ대한통운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CBE) 물류의 핵심이다. 로봇은 주문이 들어오는 동시에 상품이 담긴 상자를 꺼내고, 주문이 없을 때는 주문 빈도가 많은 상품을 최상단으로 미리 올려놓는 작업을 한다. 향후 작업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오토스토어가 내려보낸 상품을 1층에 있는 작업자가 상자에 옮겨 담고 있다./뉴스1 ⓒ News1 이정후 기자

오토스토어가 내려보낸 상자는 1층에 있는 작업자에게 전달된다. 작업자는 화면에 표시되는 제품을 담기만 하면 된다. 사람이 하는 상품 투입 과정은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무게를 측정해 입력된 주문 데이터와 무게가 다르면 자동으로 분류한다.

올바르게 상품이 담긴 상자는 이후 완충재 투입·포장·운송장 부착 과정이 자동화 시스템에 따라 차례대로 이뤄진다. 주문부터 운송장 부착까지 모든 과정은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오토스토어와 함께 운영 중인 QPS 시스템.(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은 오토스토어뿐만 아니라 QPS(Quick Picking System) 시스템도 함께 운영 중이다. QPS 시스템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주문 정보가 담긴 상자가 작업자 앞에 멈추는 방식이다.

작업자는 화면에 표시된 제품을 바로 앞에 마련된 상품 적재함에서 꺼내 상자에 담으면 된다. 사람이 상자를 들고 상품을 찾으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 상자가 상품을 찾아다니는 시스템인 셈이다.

이경진 CBE 운영팀장은 "사람이 제품을 직접 찾으러 가는 방식 대신 주문 정보가 담긴 박스를 자동으로 전달해주는 방식과 제품이 사람을 알아서 찾아가는 시스템을 활용해 효율성은 물론 작업 편의성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 GDC 운영체계(CJ대한통운 제공)

2019년 문을 연 인천GDC는 올해 9월 오토스토어 도입으로 글로벌 물류 전진기지 목표에 한발 더 나아가게 됐다. 오토스토어는 현재 최종 테스트 진행 중으로 올해 12월부터 정식 운영될 예정이다.

GDC는 해외 배송을 더욱 빠르게 만들어 주는 물류 시스템이다. 해외 고객사가 인천GDC에 물건을 미리 보관해 두고 아시아 지역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인천GDC에서 배송하는 방식이다. 기존 해외 배송이 B2C 방식이었다면 인천GDC는 B2B2C 방식이다.

오토스토어를 도입해 출고 효율을 높인 인천GDC는 아시아의 다른 지역보다 지리적 매력도가 높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수요가 높은 중국·일본과 인접해 있으며 요율도 도쿄·싱가포르·시드니·하노이 등 주요 거점보다 저렴하다.

현재 인천GDC의 주요 고객사는 글로벌 건강 라이프 플랫폼 '아이허브'(iHerb)로 해당 상품이 보세 상태로 보관되고 있다. 오토스토어가 운반하는 상자 개수만 7만6000개. 상품 종류도 3만개에 이른다. 해당 상품들은 △일본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호주 등 4개국으로 발송되고 있다.

이경진 CBE 운영팀장은 "QPS와 오토스토어를 함께 운영함에 따라 당일 최대 출고량은 기존 2만 상자에서 3만 상자까지 1.5배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및 한국 CBE 물류시장 규모(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의 인천GDC는 글로벌 물류 시장 확대와 함께 회사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 영국 물류시장 리서치 기업 TI는 글로벌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물류시장 규모를 2021년 97조원에서 2026년 17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CJ대한통운은 인천GDC 운영 경험을 토대로 중동에도 GDC를 마련한다. 고객사인 아이허브와 협력해 '사우디GDC'를 구축하고 중동 지역 인근 국가로 물류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이허브 외의 외국계 플랫폼 기업도 인천GDC를 이용하기 위해 현재 논의 중이다.

이 팀장은 "압도적인 GDC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초국경택배'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첨단기술 확대를 통해 글로벌 CBE 물류시장의 선두 주자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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