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걷다보니 위험천만 도로…가려진 '장애인의 눈'

김예린 2023. 11. 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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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리에 있는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에겐 눈과도 같습니다.

이런 점자블록이 없다면 어떨까요.

점자블록이 있어도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불편한 곳이 적지 않은데요.

특히 겨울엔 미끄러운 길을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예린 기자가 시각장애인의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기자]

<현장음> "인도가 넓으면 뭐해. 어디가 어딘지를 모르게 해놨는데…"

폭이 넓어 오가는 사람이 많은 서울 강서구의 한 인도입니다.

인근에 안마원이 있어 많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출퇴근길이기도 합니다.

인도를 가로지르는 자전거 도로도 있지만, 정작 시각장애인을 위한 길은 없습니다.

점자블록 하나 없는 보도 한가운데에서 시각장애인들은 어딜 향해야 할지 헤맵니다.

걷다보니 무심코 자전거 도로로 들어서고.

인도 한가운데 덩그러니 있는 장애물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홍서준 /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연구원> "점자블록이 없으니까 일단 직선으로 보도를 쭉 걸었으면 좋겠는데 우왕좌왕하게 되는 일이…(인도가) 넓으니까 더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어디로 가야될지 이런게 좀 헷갈리고."

점자블록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잦은 거리지만, 2년이 넘도록 그대로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점자블록도 도심 곳곳 눈에 띕니다.

블록이 차도 가까이 설치된 데다 주변에 세워진 자전거가 불편해 일부러 블록이 없는 곳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점자블록을 믿고 길을 건넜는데, 맞은편엔 블록이 없어 당황하기도 합니다.

들려오는 횡단보도 안내음을 따라 향했다가 자칫하면 장애물에 부딪힐 뻔했습니다.

<박태순 / 서울 강서구> "이거 피해야 되잖아요. 소리만 듣고 여기로 가기에는 여기 블록이 없으니까. 제가 뭐 있다고 인지를 해야 오른쪽으로 가든 왼쪽으로 가든 할 텐데."

평소에도 울퉁불퉁한 보도와 점자블록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은데, 추운 겨울날 길이 얼 때면 더욱 걱정입니다.

<박태순 / 서울 강서구> "지팡이하고 발로 점자블록이나 바닥을 느끼면서 가야 되는데 눈이 오거나 얼게 되면 감지하기가 너무 힘들고 지팡이가 언 바닥에서 미끄러지기가 쉽거든요."

눈이 되어줘야 할 점자블록에도 의지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은 여전히 위험한 외출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 (yey@yna.co.kr)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보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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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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