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100㎞에서 적 미사일 ‘쾅’...우주 전쟁 문 연 ‘이스라엘판 사드’
한발당 가격은 미국 사드의 4분의 1
‘이스라엘판 사드(THAAD)’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 ‘애로우(Arrow)’가 후티 반군의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요격하는 데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에는 실전에서는 처음으로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지난달 31일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항구 도시 에일라트를 향해 쏜 탄도 미사일을 이스라엘 방위군이 ‘애로우’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지구 대기권 밖에서 격추했는데, 이는 고도 100㎞ 이상 우주에서 벌어진 최초의 전투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사일 시험(개발) 과정에서 대기권 밖에서 미사일을 요격한 것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실전에서는 처음이었다. 요격에 성공한 이스라엘 미사일은 ‘애로우3′다.
애로우3는 이스라엘 다층 방어체계의 최상위 방어체계로, 대기권 밖(고도 100㎞ 이상)에서 날아오는 적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길이는 7m, 직경은 80㎝, 무게는 1.3t이고, 탄두 무게는 150㎏이다. 요격고도가 90~150㎞여서 이스라엘판 사드로 불린다. 주한미군에도 배치돼 있는 미 사드는 요격 고도가 40~150㎞다. 2017년1월부터 실전배치되고 있다. 그해 3월 팔미라를 폭격하고 귀환하던 이스라엘 공군기에 시리아군이 S-200 대공미사일을 발사하자 이스라엘군이 애로우 미사일로 이를 요격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애로우3는 이란의 샤하브3 등 준중거리 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됐다. 전차 포탄보다 2배나 빠른 마하 9(음속의 9배) 속도로 날아가 요격할 수 있다. 애로우 미사일 개발은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1990년대 들어 미국이 개발사업에 참여해 미(보잉사)·이스라엘(IAI사) 공동개발 형태로 개발했다. 미국은 애로우 개발자금의 58~80%에 달하는 총 20억달러 가량의 자금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애로우3에 앞서 애로우1·2를 개발해 요격고도 등 성능을 점차 개선해왔다. 애로우2의 요격고도는 50~60㎞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내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장거리 대공미사일(L-SAM)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무게는 애로우3가 애로우2의 절반에 불과하다.
애로우3는 요격고도가 높다는 것 외에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식도 애로우1·2와 차이가 있다. 애로우1·2는 애로우2의 최신형인 블록4형을 제외하곤 미사일이 목표물 근처에서 폭발한 뒤 파편으로 파괴하는 방식이었다. 우리 공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PAC-2형과 비슷한 방식이다. 반면 애로우3는 표적 미사일과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직격(hit-to-kill) 방식이다. 미 사드와 패트리엇 PAC-3, SM-3 요격미사일, 우리나라의 천궁2, L-SAM과 같은 방식이다.
애로우3는 사거리 1000㎞ 이상의 준중거리 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다양한 탐지수단과 연동돼 작동한다. 대표적인 것이 애로우1·2에서도 활용돼온 그린파인, 수퍼 그린파인 조기경보 레이더다. 그린파인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500~1000㎞ 이상으로 몇 가지 형태가 있다. 우리 군에도 북한 지상발사 탄도미사일 및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감시용으로 4기가 도입돼 있다.
각종 무인기의 탐지장치는 물론 미 사드용 AN/TPY-2 레이더, F-35 스텔스기의 광학탐지장비 등으로부터도 정보를 받아 애로우3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애로우3 1개 포대는 6발 들이 4개 발사대 차량과 탐지장비, 통제장치 차량 등으로 구성된다. 발사대는 기존 애로우1·2와 호환될 수 있다.
애로우 미사일 특징 중의 하나는 미국제 요격미사일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점이다. 애로우3 미사일 1발당 가격은 30여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사드 미사일 1발당 가격(110억원)의 4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우리 공군이 도입한 미국제 패트리엇 PAC-3 MSE(60여억원)나 PAC-3 CRI(40여억원)보다도 싸다.
이스라엘은 최근 하마스 로켓 대량발사 때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던 아이언 돔을 비롯, 레이저 광선을 사용하는 아이언 빔, 데이빗 슬링, 애로우 미사일 등으로 중첩된 다층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처음으로 이 다층 방어망을 모두 가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L-SAM의 요격고도(50~60㎞)를 이스라엘 애로우3, 미 사드 수준으로 높인 개량형을 단계적으로 개발, 이스라엘처럼 다층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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