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5차전 선발 켈리-고영표 리턴매치 확정 '끝낸다' vs '아직 안 끝났다'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시리즈 끝낸다.' vs '아직 안 끝났다.'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운명의 맞대결. LG 트윈스는 5차전에서 일찍 시리즈를 끝내고 싶어 한다. 한 경기만 더 패하면 한국시리즈 우승 꿈이 날아가는 KT는 마지막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LG와 KT는 13일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5차전을 치른다. 1차전을 잡으며 기세를 올렸던 KT지만, 정규시즌 1위 LG가 내리 3연승을 하며 판세를 뒤집었다. 2차전 LG 박동원의 극적인 8회 역전 결승포가 시리즈 향방을 틀었다.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던 3차전 양팀은 '역대급' 혈투를 펼쳤는데 마지막에 웃은 건 LG였다. 오지환의 믿기 힘든 9회 역전 결승 스리런에 힘입어 8대7로 이겼다. KT는 9회말 1사 만루 찬스를 날리며 땅을 쳐야했다. 중요한 3차전에서 희비가 엇갈린 양팀. 4차전에서 LG는 기세가 완전히 살았고, KT는 힘이 빠져 4대15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제 LG의 홈인 잠실로 돌아가 나머지 3경기를 치른다. LG는 3경기 중 1경기만 이기면 우승, KT는 남은 경기를 다 잡아야 한다. LG가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KT가 5차전을 잡는다면 실낱 희망이 생긴다. 만약 5차전을 KT가 가져간다 가정하면 이후 선발 싸움은 KT가 앞선다고 볼 수 있다. KT는 쿠에바스, 벤자민 카드가 남아있는 반면 LG는 최원태 선발 투입을 포기해 6차전 선발이 없다. 7차전을 가면 임찬규다.

그래서 LG는 5차전에서 끝내야 한다. 에이스 켈리가 등판한다. 1차전에 던졌었기에 로테이션상 켈리가 나설 차례다. 1차전 6⅓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새롭게 장착한 포크볼로 인해 위력이 더해졌다. 마음가짐도 좋다. 3차전에 패했다면, 4차전에 던지기로 약속을 했었다. 팀을 위한 마음이 크다. 단기전에서는 선수의 이런 결정 하나가, 나머지 동료들의 사기도 끌어올린다.

KT는 1, 2차전 선발인 고영표와 쿠에바스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2차전 선발 쿠에바스도 4일을 쉬고 던지는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고영표보다 구위가 앞서는 쿠에바스 선택 가능성도 충분했다. LG 타자들의 타격감이 절정에 달한 상태. 그걸 누르려면 공이 느린 고영표보다, 구속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쿠에바스 카드가 더 나을 수 있었다.

하지만 KT는 순리를 선택했다. 5차전 선발은 고영표다. 1차전 6이닝 2실점(1자책점) 빛나는 피칭으로 LG에 약하다는 그간의 인식을 완벽하게 지워줬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기만 한다면, KT도 승산이 없지 않다. 넓은 잠실구장에 고영표는 맞춤형 투수다.

KT가 쿠에바스를 고영표 뒤에 붙일지, 아니면 6차전 선발로 생각하며 아껴둘지는 지켜봐야 할 포인트. 내일이 없기에 총력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친 필승조 손동현과 박영현이 이틀을 쉬었다는 건 KT에는 작은 희망이다.

1차전에서 개인적으로는 우열을 가리지 못했던 두 투수의 리턴매치다. 선취점이 중요하다. LG가 선취점을 내면 KT가 단숨에 무너질 수 있고, KT가 선취점을 낸다면 반등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