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언더파 몰아친 양희영 ‘디 안니카’ 3R 공동 2위 “스코어 생각 않고 경기에만 집중”
“스코어는 생각하지 않고 게임에만 몰두했다.”
양희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디 안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리지 앳 펠리칸(총상금 325만 달러) 3라운드에서 9언더파 61타를 몰아치고 공동 2위로 솟구쳤다.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칸CC(파70)에서 열린 사흘째 경기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7개를 잡고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 양희영은 합계 15언더파 195타를 기록, 선두 에밀리 크리스틴 페데르센(18언더파 192타·덴마크)에 3타차로 릴리아 부(미국)와 공동 2위에 포진했다.
LPGA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이 주최하는 이 대회에서 페어웨이 안착률 92.8%(13/14), 그린 적중률 94.4%(17/18), 퍼트수 26개를 기록할 정도로 최고의 컨디션을 뽐낸 양희영은 “경기중 59타를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스코어는 생각하지 않고 게임에만 집중했다. 만약 59타를 생각했다면 이렇게 잘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13위로 출발한 양희영은 1, 2번홀 연속 버디 이후 5번홀(파4) 120야드 거리에서 세컨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짜릿한 샷이글을 잡고 가속도를 붙였다. 7, 9번홀 버디로 전반에만 6언더파 29타를 친 그는 후반에 13, 15, 17번홀에서 버디를 더하고 공동선두로 마쳤다. 이후 페데르센이 3타를 더 줄이고 2라운드 선두를 지켰다.
양희영의 그린 공략은 대부분 홀 근처 1~3m 부근에 떨어져 버디로 연결됐고 5~6m짜리 버디 퍼트도 곁들여졌다. 드라이버샷, 아이언샷, 퍼트가 삼박자를 이룬 날이었다.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해 2013년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인천)에서 첫 우승을 거두고 2015, 2017, 2019년 혼다 LPGA 타일랜드(태국)에서 우승해 통산 4승을 기록중인 양희영은 “최근 몇개 대회 성적이 안 좋았는데,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갖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한 그는 이후 4개 대회에서 두 차례 컷탈락 하고 한국,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LPGA 아시안스윙에서도 공동 48위, 공동 57위로 부진했다.
뛰어난 성적 이후 다음날 경기에 대해 양희영은 “우선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겠다”며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선수들에게 90% 이상은 멘털이 경기력을 좌우한다. 차분하게 마음을 안정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교포선수 앨리슨 리(미국)와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등이 공동 4위(13언더파 197타)를 이뤘고 가츠 미나미(일본)가 8위(12언더파 198타)로 뒤따랐다. 유해란이 7언더파 203타 공동 24위, 전인지와 고진영이 6언더파 204타로 나란히 공동 32위를 달렸다.
김효주와 평균타수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아타야 티띠꾼(태국)은 이날 3타를 줄이고 합계 5언더파 205타로 이정은6등과 공동 41위를 기록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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