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달 탐사' 프랭크 보먼 별세…향년 95세

아폴로8호 임무 이끌어…아폴로11호의 큰 디딤돌
NASA 퇴직 후 '이스턴 항공' CEO로 재직하기도

'아폴로 8호' 사령관 프랭크 보먼(맨 오른쪽) 별세 / 사진 = 연합뉴스

인류 최초의 달 탐사 임무 '아폴로 8호'를 이끈 우주비행사 프랭크 보먼이 향년 95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보먼은 지난 7일 몬태나주 빌링스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미 공군 장교 출신인 보먼은 뛰어난 전투기 조종 실력과 노련함 등을 인정받아 NASA의 두 번째 우주비행사 그룹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1968년 12월 21∼27일 아폴로 8호의 사령관을 맡아 짐 러벨, 윌리엄 앤더스와 함께 인류 최초로 달 주위를 도는 임무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해당 임무를 수행하며 보먼 등 아폴로 8호의 우주비행사들은 달 궤도를 돌며 달 표면 위로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을 목격한 최초의 인류가 됐습니다.

이들은 이 장면을 포착한 유명한 사진을 남겼고, 국제천문연맹(IAU)은 2018년 아폴로 8호의 달 도착 50주년을 기념해 이 사진에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NASA 기록에 따르면 보먼은 당시를 회상하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달 궤도에서) 지구를 돌아본 것은 내게 엄청난 영향을 줬다. 그 경이로움과 함께 지구가 우주에서 너무 외로워 보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것은 색을 지닌 유일한 것이었다. 비행 중 가장 감정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아폴로 8호'가 찍은 '지구돋이'(Earthrise) 사진 / 사진 = 연합뉴스

아폴로 8호 임무는 이듬해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는 데 큰 디딤돌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우주비행사 프랭크 보먼은 진정한 미국의 영웅이었다"며 "NASA와 국가에 대한 그의 헌신은 의심할 여지 없이 '아르테미스' 세대가 새로운 우주의 기슭에 도달하는 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르테미스는 NASA가 1972년 아폴로 17호 임무 이후 50여년 만에 다시 인류를 달에 보내려는 프로젝트입니다.

넬슨 국장은 "프랭크는 '탐험은 인간 정신의 본질'이라고 말했으며 탐험이 인류를 하나로 묶는 힘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를 추모했습니다.

보먼은 또 아폴로 1호의 테스트 훈련 도중 발생한 화재로 우주비행사 3명이 사망한 사고를 조사하는 '아폴로 204 화재 조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으며, 이후 아폴로 프로그램 상주 관리자로 아폴로 우주선을 재설계하는 팀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또 NASA에서 퇴직한 뒤에는 민간 항공사 '이스턴 항공'의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한 이력도 있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