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천아용인’과 회동···신당 합류하나

문광호 기자 2023. 11. 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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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만남 후 천아용인 동시에 SNS 글 올려
“그때 그 각오” “어렵기 때문에 하는 것”
천하람 “당장 합류라기보다 방향성 공감”
이기인 “당내 인사들 연락 많이 온다고 해”
‘청년 남성 중심’ 개혁보수로 확장 노리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네 사람이 회동을 가졌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네 사람이 지난 11일 회동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이준석 신당’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전격적인 만남에 이들의 신당 합류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전 대표가 구상하는 신당이 청년 남성들을 중심으로 한 ‘개혁적 보수’의 틀에서 외연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모양새를 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와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허 의원의 사무실에서 만나 4시간 가량 만났다. 이들은 만남 후 천 위원장이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을 때는 항상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 허 의원은 “그때 그 각오, 그때 그 마음으로”, 김 전 최고위원은 “만나서 이야기했다. 앞으로의 작전이 이해가 간다”, 이 도의원은 “그것이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동시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천 위원장이 단합의 메시지를 함께 낸 것은 천아용인의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천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당장 신당 합류 여부를 결정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대한민국의 정치나 보수 진영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하는 방향성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도의원은 통화에서 “(천아용인) 4명 모두 다 국민의힘의 변화가 없다면 이 대표가 생각하는 그 방향의 보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에 모두 다 동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4월까지 세밀한 액션플랜이 다 서 있었다”며 “당내 인사들이 이 전 대표에게 굉장히 많이 연락한다고 해서 놀랐다. (비윤석열계가 아니라) 예상 외의 인물들이 이 전 대표에게 연락을 많이 했다더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당에 관심을 보인 국민의힘 의원 5~6명의 이름을 얘기했고, 신당을 하면 수도권 정당으로 가되 영남에도 다 지역구 후보를 내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도 전날 출연한 KBS라디오에서 천아용인 네 사람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지난번에 천아용인팀이 전당대회에 나가서 당원의 한 15~18% 정도 사이의 표를 얻었다면 당원만 해도 최소 저희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10만명을 넘는다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치러진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천 위원장이 14.98%, 허 의원 9.90%, 김 전 최고위원 10.87%, 이 도의원은 18.7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전 대표는 사회자가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에 함께할 사람이 있을까’라고 묻자 “당연히 있다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 의원은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지만 신당에 합류하려면 강제 출당 조치가 있어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의원은 자진 탈당할 경우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

이 전 대표는 개혁적 보수라는 틀에서 비이재명(비명)계 등 더불어민주당을 이탈한 일부 세력까지를 포괄하는 신당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비명계분들처럼 기성정당, 큰 정당을 해보신 분들은 굉장히 정치적인 상황을 많이 고려하실 것”이라며 “한 12월 중순쯤 되면 많은 사람들이 진로를 결정하지 않을까라고 본다”고 말했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만나 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도 “당연히 만날 시점이면 만나야 한다”고 했다.

소위 ‘이대남’(2030 남성)을 노린 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처음 포부와 달리 젠더 문제에 대해서는 야권 정치인들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장과의 회동에 대해 “여성주의 운동에 대한 관점이라든지 노정돼 있는 차이들도 있긴 하다”고 말했다.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정치를 같이 한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봤다”며 “두 젊은 여성 정치인이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지향했던 세상이 저랑 일치한 지점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좀 든다”고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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