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돌 앞둔 '해태 오예스'…프리미엄 케이크를 일상으로 [장수브랜드 탄생비화]

주동일 기자 2023. 11. 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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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수분 20% 담은 초코케이크
오예스 가루쌀 위드미. (사진=해태제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해태제과 오예스는 과자 공장에서 만들어 지지만 수제 베이커리 못지 않은 실제 케이크 품질을 구현한 최초의 프리미엄 초코케이크라는 평가를 받는다. 독보적 기술력으로 최신 트렌드를 담은 오예스는 40년 가까이 명품 케이크로 인기를 끌어오고 있다.

최고 수분과 가장 어울리는 맛 시리즈를 만들며 쌓은 기술력으로 완성한 오예스는 최근 젊은 입맛을 담은 시즌 한정판 18연속 '완판'에 성공하며 누구나 좋아하는 홈디저트케이크로 인기 몰이에 나서고 있다.

오예스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총 75억개 이상 팔렸다. 그 동안 팔린 제품을 한 줄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22바퀴나 돌 수 있다. 동남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주 등 14개국에도 수출 중이다.

1980년대 초반 외국의 유명 케이크 제품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 직수입한 '도라' 케이크가 인기를 끌었고, 일본의 '퍼피'라는 케이크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당시 퍽퍽한 식감의 과자들이 대부분이었던 국내 제과시장에서 케이크는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대접 받았다.

수입 케이크의 인기를 바라만 보던 국내 제과업체들의 도전은 해태제과에서 시작됐다. 국민 생활수준이 급격하게 발전하던 당시 시대 상황에서 고급 케이크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해태제과의 목표는 유명 케이크 제품을 단순히 베끼는 것을 넘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기존 수입 제품의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연구소 내 연구원 대부분을 투입해 전사 차원에서 개발했고, 착수 4년만인 1984년 국내 최초 프리미엄 초코 케이크 오예스가 개발됐다.

당시 비싼 가격으로 특별한 날에만 맛 볼 수 있었던 케이크 시장에 등장한 오예스는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촉촉한 빵과 색다르고 신선한 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매료시켰다. 출시 초기부터 시장의 환영을 받으며 출시 1년만에 해태제과를 대표하는 주력 제품으로 성장했다.

오예스가 40년 가까이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물'이 꼽힌다. 출시 이후 꾸준히 제품을 업그레이드 해올 때마다 핵심은 물이었다. 촉촉한 빵과 달콤한 초코크림이 입안에서 녹는 맛과 식감을 강조하기 위해 수분함량을 꾸준히 높여왔다.

하지만 여름철엔 고온으로 제품 클레임이 증가했고, 수분함량을 기존의 제품들과 비슷한 수준인 12%로 낮추는 계절별 이원화로 운영했다.

문제는 맛이었다. 수분이 낮아지면 오예스의 풍미가 사라져 소비자들이 입맛을 사로잡기 부족했던 것. 이 때문에 매년 여름이면 매출이 하락하는 보릿고개가 이어졌다.

초기 오예스 패키지 디자인. (사진=해태제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태제과는 계절에 상관없이 높은 수분함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2006년 '명품 오예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1년 연중 수분함량을 18%로 일원화했다. 수분함량을 높였을 때 발생한 문제는 까다롭고 엄격한 품질관리로 극복했다.

이런 일원화의 핵심에도 물이 있었다. 제품 제조에 사용하는 물을 깨끗하고 청정한 1급수로 교체했다. 하루에 소비하는 1.5t의 물을 생수로만 구성하는 등 수질관리에 철저한 노력을 쏟아 부었다.

물이 곧 오예스의 맛을 좌우한다는 기본원칙 아래 깨끗하고 좋은 물의 품질만을 전담해 관리하는 직원도 별도로 뒀다. 생수 전용 보관탱크는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품질 전담관리 직원 이외에는 출입을 금지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된다.

이와 함께 대장균 측정장치, 수소이온농도 측정기, 물의 탁도를 체크하는 온라인 센서, 미생물 측정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수 수질을 검증하고 최상의 상태를 보존하는 데 주력했다.

깨끗한 제조공정을 만들기 위해 위생관리도 한층 더 강화했다. 수분이 높은 제품은 유독 날벌레가 많아 시설부터 재정비했다. 주변의 나무와 잔디밭을 없애고 자갈을 깔았다.

공장주변에 조성한 약 1만5000평 규모 평지에 정기적으로 제초작업을 실시해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방지했다. 해충의 서식조건을 차단해 공장으로 벌레가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였다.

또 직진하려는 날벌레의 성질을 고려해 모든 출입구를 'ㄷ자'로 만들고, 출입문을 이중 차단해 벌레의 유입을 완전히 봉쇄했다.

까다로운 물 관리와 엄격한 위생시설, 철저한 품질관리 덕분에 소비자들의 입맛을 다시 사로잡기 시작했다. 잠시 주춤했던 매출은 2006년 대대적인 리뉴얼을 기점으로 30% 가까이 치솟았다.

해태제과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수분함량을 국내 최고수준인 20%까지 높이며 촉촉함이 남다른 케이크로 인정받고 있다.

오예스는 본래의 맛을 지키면서도 젊은 트렌드에 맞는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오예스가 내놓은 수박·당근·딸기치즈케익·아인슈페너 등 시즌제품은 지난 몇 년간 케이크 시장을 주도했다. 계절적으로 익숙한 맛을 담아 고급화와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오예스 수박. (사진=해태제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태 오예스의 성장세는 2016년 이후 더 뚜렷하다. 바나나 초코파이 열풍으로 시장 점유율이 21%까지 떨어지자 시장의 입맛을 찾기 위한 노력에 집중한 결과다.

특히 한정판으로 이목을 끌었다. 2016년 바나나를 시작으로 매년 1~3개 시즌에디션을 선보였다. 2018년 여름 초대박 히트를 친 수박을 비롯해 미숫가루·녹차·콜드브루까지 지금까지 나온 에디션은 모두 18개에 달한다.

시즌제품의 연이은 성공에 이어 올 10월 18번째 시즌제품으로 국산 쌀 소비 활성화를 돕기 위해 기획한 가루쌀 오예스 '위드미 역시 순항 중이다.

시즌에디션에 대해 시장은 완판으로 반응했다. 18연속 완판 기록이다. 에디션 당 갯수를 한정한 점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판매된 제품수만 7000만개를 넘는다. 오예스 본연의 맛을 지키면서도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한 것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오예스가 고급 디저트카페 수준의 품질을 갖추고 젊은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고객의 저변 넓히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예스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연 매출 평균 500억(닐슨기준)을 꾸준히 달성하며 메가브랜드 도약에 성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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