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하루 62.5명씩 목숨 잃어…백신 맞으면 84%까지 예방

권대익 2023. 11. 12. 09: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강이 최고] 폐렴, 암·심장 질환 이어 국내 3대 사망 원인
2021년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이 2만2,812명으로 암(8만2,688명), 심혈관 질환(3만1,569명)에 이어 사망 원인 3위에 오를 정도로 폐렴은 치명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온이 크게 떨어진 데다 일교차도 심해 폐렴(肺炎·Pneumonia)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이 2만2,812명으로 암(8만2,688명), 심혈관 질환(3만1,569명)에 이어 사망 원인 3위에 오를 정도다. 하루 평균 62.5명이 폐렴으로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2만2,607명)보다 많다.

지난 12일은 ‘세계 폐렴의 날(World Pneumonia Day)’이었다. 아동폐렴글로벌연합이 폐렴에 대한 이해와 경각심을 높이고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했다.


◇65세 이상·만성질환자·임신부·어린이에겐 치명적

폐렴은 말 그대로 세균과 바이러스에 감염돼 폐실질(肺實質)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폐렴구균 같은 세균이 주원인이다. 증상은 발열·기침·객담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염증으로 폐에 물이 차면서 고열과 가래를 동반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 쉴 때 통증을 느끼고 숨이 차게 된다.

건강한 성인은 폐렴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경증이라면 항생제 치료와 휴식만으로도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오지연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ㆍ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객담은 흔히 누런색이나 녹색을 띠지만 암적색 또는 객혈 등으로 다양하다”며 ‘비정형 폐렴의 경우 객담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65세 이상이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데 폐렴에 걸리면 자칫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 폐렴에 의한 사망자 10명 중 9명이 65세 이상 고령인이다. 임산부나 고령인·어린이 등이 폐렴에 걸리면 절반 이상은 입원 치료를 받는다.

이처럼 폐렴이 특히 무서운 이유는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패혈증(敗血症) 등으로 쉽게 악화하기 때문이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에 의해 주요 장기에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중증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의 경우 치명률이 각각 20~35%, 40~60%에 이른다.

김윤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은 급성으로 나타나고 고열과 기침, 가래가 특징이지만, 고령인의 경우 기침·가래가 나타나지 않고 숨이 차거나 기력이 없어지는 등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며 “65세 이상에서 감기 증상에 고열과 기침, 가래가 3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폐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생활 습관 개선·예방백신 접종 필요

폐렴 발병 위험을 줄이려면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생활 습관과 폐렴 예방백신 접종이 중요하다. 평소 폐렴에 감염되지 않도록 외부 활동 후 손을 깨끗이 씻거나,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 하루 6~8시간 수면 등으로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폐렴 고위험군은 예방백신이 도움이 된다. 65세 이상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만성 심장 질환·만성 호흡기 질환·만성 간 질환·만성콩팥병·암 환자·당뇨병·인공 와우(달팽이관) 및 뇌척수액 누수·면역억제제 투여·장기 및 조혈모세포 이식· 무비증 등이 있으면 고위험군이다.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맞으면 폐렴구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은 75%, 당뇨병·심혈관 질환·호흡기 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은 65~84% 예방 효과가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폐렴 예방백신은 지금까지 밝혀진 90여 종류의 원인 균 중 폐렴을 가장 잘 일으키는 13개(PCV13), 23개 폐렴구균 항원(PPSV23)을 가지고 있다. 13가 단백 결합 백신(PCV13)과 23가 다당류 백신(PPSV23)을 순차적으로 접종하며, 13가 백신은 1회 접종한다.

65세 이전에 23가 백신을 접종하면 피접종자 상태에 따라 5년 이상 간격을 두고 1~2회 23가 백신을 다시 접종하면 된다. 65세 이상이면 무료로 예방접종할 수 있다. 올해는 1958년생까지 무료 접종 대상자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동시 접종이 권고된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호흡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65세 미만 만성질환자나 기저질환자, 생후 2개월부터 5세 미만 어린이나 5세 이상이어도 고위험군인 어린이는 전문의와 상의해 폐렴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했다.

폐렴 예방백신을 맞으면 65세 이상 고령인은 75%, 당뇨병·심혈관 질환·호흡기 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은 65~84% 예방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생활 속 폐렴 예방법]

1. 평소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는다.

2.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되도록 피한다.

3. 흡연을 삼가고 자주 양치질해 구강을 청결하게 한다.

4. 실내 온도는 26~28도, 습도는 40~50%를 유지한다.

5. 65세 이상이거나 만성질환자는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접종한다.

6.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