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2명 떠나도 KS 우승 임박…LG의 운명 바꾼 189억 대투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 남았다. LG가 오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와의 5차전을 이기면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이미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고 있는 LG는 이제 1994년 이후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딱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된다.
LG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플레이오프에서 '업셋'을 당하며 충격적인 탈락을 당했던 팀이다. '후폭풍'도 거셌다. 감독은 바뀌었고 선수 구성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특히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내부 FA였던 유강남이 4년 총액 80억원에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 입으면서 충격을 안기더니 채은성마저 6년 총액 90억원에 한화로 이적, LG는 졸지에 대어급 FA 2명을 놓치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나 LG는 좌절하지 않았다. 유강남이 롯데로 이적하자 또다른 포수 FA 박동원과 빠르게 접촉, 4년 총액 65억원에 사인하면서 순식간에 안방 공백을 메웠고 '주장' 오지환과 6년 총액 124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으면서 차기 영구결번 후보를 '종신 LG맨'으로 굳히는데 성공했다.
LG는 비록 몸값 합계 170억원에 달한 FA 듀오를 붙잡는데 실패했으나 오지환과 박동원에 총합 189억원을 투자하면서 팀 전력의 핵심이 되는 센터라인 포지션을 더욱 공고히 다졌고 이것은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어지는 초석이 됐다.
오지환은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던 지난 해와 같은 파괴력은 아니었지만 타율 .268 8홈런 62타점 16도루를 기록했고 그가 남긴 출루율 .371는 2016년(출루율 .38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박동원은 시즌 초반 '홈런 돌풍'을 일으켰고 결국 20홈런을 채우면서 만만찮은 파괴력을 선보였다. 정규시즌 성적표는 타율 .249 20홈런 75타점.
그리고 이들의 진가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나타나고 있다. LG는 한국시리즈 1차전을 2-3으로 석패하면서 자칫 잘못하면 분위기가 가라 앉을 수 있는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우리가 진짜 이기기 위해서 정신 집중하라는 의미로 진 것 같다. 어제 게임은 이미 끝났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라고 선수들을 격려했고 스스로도 1-4로 뒤지던 6회말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분위기 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역시 한방의 위력은 컸다. 8회말에는 박동원이 망설임 없는 풀스윙으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면서 LG가 5-4 역전을 해낼 수 있었고 그렇게 LG는 1점차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수원에서 열린 3차전은 더욱 극적인 승부였다. 6회초 박동원이 좌월 2점홈런을 폭발하면서 LG가 5-4로 역전에 성공했다. 비록 8회말 박병호에 좌월 역전 투런포를 맞고 5-7 리드를 허용했지만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9회초 2사 1,2루 찬스. 이번에도 주인공은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의 타구는 우측 펜스를 넘어갔고 LG는 8-7 역전에 성공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경기는 LG의 8-7 승리. LG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듯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아마 LG가 1승을 더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다면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한국시리즈 3차전으로 꼽을 것이다. 그만큼 명승부였다. LG는 4차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는데 이번에도 오지환의 3점홈런이 터지면서 15-4로 크게 이길 수 있었다. 2차전에 이어 3차전도 역전승을 장식한 LG는 4차전에서도 그 분위기를 이어갔다.
벌써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MVP 유력 후보로 꼽힐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타율 .400(15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출루율은 .500에 장타율은 무려 1.067에 달한다. 괴물타자라 해도 손색이 없는 성적표다. 박동원도 마찬가지다. 타율 .385(13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에 출루율은 .500, 장타율은 .846로 엄청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없었다면 LG의 한국시리즈 3승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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