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로 복귀 박혜수, “다시 연기 러브콜 받는다면…생각이 많아질 것 같아요”[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일상에 집중하고 있어요. 자주 보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고 강아지와 시간을 보내며 안정을 되찾았어요. 주변사람들과 보내는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나날이었죠.”
2년 8개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어두운 동굴 속에 움츠려 있었던 배우 박혜수는 공백 기간 ‘관객의 소중함’이나 ‘연기의 애틋함’을 곱씹기보다 잃었던 일상을 되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2021년 학교폭력 가해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지난 달 25일 개봉한 조현철 감독의 영화 ‘너와 나’로 다시 관객을 만나는 중이다. 박혜수는 지난해 제 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가 공개됐을 때도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거짓을 바로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최선을 다해 사실을 밝히는 게 영화에게도, 제게도 중요하죠. 그것과 별개로 저는 제 일상을 잘 살아내는 게 제 1의 과제입니다. 요즘에는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요. 외부의 상황보다 제 자신이 바로 서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구체적인 목표는 없지만 몸과 마음의 건강, 그거면 충분할 것 같아요.”
우문에 현답이다. 드라마 ‘청춘시대’(2016), 영화 ‘스윙키즈’(2018),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등을 통해 주목받던 차세대 배우에서 순식간에 논란의 주인공으로 전락해 대중의 손가락질을 감내해야 했던 박혜수의 상황은 그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가늠하기 어렵다. 촬영을 마친 드라마 ‘디어유’는 끝내 국내에서 전파를 타지 못한 채 해외에서 먼저 공개됐다. 자칫 엇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박혜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있다.
박혜수의 상황은 영화 ‘너와 나’에서 그가 연기한 세미와도 평행선을 달린다. 수학여행 하루 전날 친구 하은(김시은 분)에 대한 불길한 꿈을 꾼 세미는 만사를 제치고 하은을 찾아간다. 하은과 함께 수학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세미의 열망과 반대로 얼마 전 반려견의 죽음을 겪은 하은은 도통 속 시원한 답을 주지 않는다.
마치 연인에게 데이트를 가자고 조르듯 하은에게 매달리는 세미, 그런 세미에게 곁을 내주지 않는 하은. 영화는 꿈과 현실을 교차하며 몽환적인 오브제를 곳곳에 배치, 죽음을 암시한다. 종국에 그 죽음이 2014년 전 국민을 슬픔에 젖게 한 ‘세월호 참사사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쯤, 관객들의 가슴에도 먹먹함이 폭포처럼 밀려들어온다.
세미가 더 이상 하은을 만날 수 없듯, 박혜수 역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세미도, 박혜수도 아픔을 딛고 지금을 살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묘하게 일치한다.
“처음 대본을 받고 읽으면서 반성했어요. 세월호 사고 당시 저는 데뷔도 하기 전인 대학생이었어요. 기억하겠다고, 잊지 않겠다고 결심한 게 무색할 정도로 제 자신도 그 사건을 잊고 있었죠.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다시 한 번 아픔을 떠올리며 애도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마리끌레르 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됐고 제 1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무주관객상을 수상했다. 박혜수 자신도 영화를 7~8번 관람하며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곱씹어보곤 했다.
“처음 세 번 정도 볼 때는 제 연기만 보였어요. 여러번 반복해서 관람할때마다 제가 나오는 장면이 아니라 수학여행이라고 들떠있는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죠. 상가에서 옷을 사고, 머리도 자르고, 부모님이랑 짐을 꾸리고...그런 모습에 눈이 가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우리 영화의 메시지가 참사와 사랑이거든요. 삶과 사랑과 죽음이 유기적으로 엮여 볼 때마다 다른 걸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영화죠.”
실제로 영화는 극 말미 세미의 ‘사랑해’로 막을 내린다. 남녀의 사랑,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동성친구간의 사랑, 반려동물과 사람과의 사랑, 그리고 배우가 자신의 작품에 느끼는 사랑까지...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랑을 통해 뭉클한 위로를 전한다.
박혜수의 마음도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영화는 박혜수의 학교폭력가해 의혹이 벌어진 뒤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이기도 한 조현철 감독은 여러 논란에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박혜수에게 세미 역을 맡겼다. 동료배우로서, 배우와 감독으로서 이들을 감싼 단단한 믿음의 연대가 ‘너와 나’라는 작품을 세상에 빛을 보게 했다.
‘배우’라는 얼굴이 알려지는 직업을 택한 게, 지금의 상황을 불러일으킨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배우라는 직업을 택한 걸 후회하지 않을까. 박혜수는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단 한번도 연기자가 된걸 후회한 적 없어요. 만약 제게 다시 연기자로서 러브콜이 온다면 많은 생각이 밀려올 것 같습니다. 지금은 빨리 결과가 나와 사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이죠. 오랜만에 바쁜 생활을 하니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싶어요.”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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