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K-콘텐츠, 미국 제작사엔 흥행 보증 수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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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작품 하나 만드는 데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요. 위험 부담이 큰데, IP(지적재산)가 한국에서 성공했다고 하면 어느 정도 검증된 느낌이죠."
스타인먼 대표는 한국이 인구 대비 제작 작품 수가 월등히 많은 나라라며 "미국처럼 하나의 작품을 시즌제로 길게 풀어내는 대신 여러 개의 다른 작품을 제작해온 덕분에 다양한 IP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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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제작사 설립…한국 예능·드라마 수입해 리메이크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미국에서는 작품 하나 만드는 데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요. 위험 부담이 큰데, IP(지적재산)가 한국에서 성공했다고 하면 어느 정도 검증된 느낌이죠."
최근까지 워너브러더스 인터내셔널TV 제작 부문 부사장을 지내다가 올 초 제작사 마운트로열필름을 설립한 애덤 스타인먼(Adam Steinman) 대표는 20여년 동안 방송 포맷 수출입 사업을 하며 전 세계 작품들을 모니터링해온 베테랑이다.
넷플릭스 히트작 '오징어 게임'이 흥행하기 한참 전부터 한국 작품을 관심 깊게 봐왔던 그는 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 '복면가왕' 등을 발굴해 미국에서 흥행시켰고, 최근에는 미국에서 리메이크할 한국 드라마를 모색 중이다.
제1회 '국제 논스크립트 콘텐츠 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스타인먼 대표를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에서 만났다.
디즈니+ '무빙', 티빙 '몸값', KBS '법대로 사랑하라', ENA '유괴의 날', tvN '무인도의 디바'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스타인먼 대표는 "한국에서 흥행한 작품은 미국 바이어들에게 투자 위험 부담을 줄여주는 보증 수표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작품들은 어느 현실에나 있을 법한 보편적인 주제를 내세운다"며 "낯선 곳을 여행하는 듯한 신선함과 쉽게 공감되는 익숙함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짚었다.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미국 시리즈 '굿닥터'만 봐도 알 수 있죠. 미국에서 크게 흥행해서 벌써 시즌5까지 방송됐잖아요."
스타인먼 대표는 "한국은 사회상을 반영하는 현실적인 작품들을 그 누구보다 잘 만드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사회와 한국 사회는 생각보다 많이 닮았기 때문에 한국 흥행작이 미국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울림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JTBC '스카이캐슬'은 한국 사회 사교육 현실을 풍자하는 내용의 드라마지만, 미국 사회와도 맞닿아있다고 한다.
스타인먼 대표는 "한국에서 '스카이캐슬'이 유행하던 시기에 미국 할리우드는 유명 배우가 연루돼있는 대학 입시 비리 스캔들로 떠들썩했었다"며 "드라마 대본을 보자마자 '너무 완벽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카이캐슬'을 알게 된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 총괄한테 바로 이메일을 보냈어요. 보통 3∼4일이 지나야 답장받는데, 그날은 30분 만에 '정말 그런 작품이 있느냐'는 답이 왔죠. 인기 프로듀서 그레그 벌랜티가 제작진으로 합류해 '트라이베카'(Tribeca)라는 작품으로 재탄생시켰어요."
스타인먼 대표는 한국이 인구 대비 제작 작품 수가 월등히 많은 나라라며 "미국처럼 하나의 작품을 시즌제로 길게 풀어내는 대신 여러 개의 다른 작품을 제작해온 덕분에 다양한 IP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의 콘텐츠 시장은 치열한 적자생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콘텐츠의 개수가 늘어나더라도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돼있다"며 "냉정하게 말하자면,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성공한 몇몇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는 살아남겠지만, 나머지 OTT는 다른 플랫폼의 탭이나 버튼 등으로 존재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타인먼 대표는 K-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적인 특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콘텐츠를 수출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웹툰과 웹소설 등을 기반으로 한 훌륭한 IP를 갖추고 있어요. K-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높은 일본 방송사나 훌루를 비롯한 글로벌 OTT에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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