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빈대 살충제 뿌렸는데 투숙객 사망…도대체 무슨 일이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11. 1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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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용산구보건소 관계자들이 빈대 박멸을 위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빈대가 출몰하고 있는 가운데 5년 전 이집트의 한 호텔에 묵었던 영국인 부부가 옆 방에서 뿌린 빈대 살충제로 인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8월 이집트의 한 호텔에서 영국 랭커셔 출신의 존 쿠퍼(69)씨와 수전 쿠퍼(63) 씨가 옆 방의 빈대 살충제 연기를 마신 뒤 사망했다.

랭커셔의 검시관인 제임스 에들리 박사는 이들이 염화메틸렌이 들어간 살충제에서 나온 증기를 흡입한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호텔 측은 이들이 사망하기 전날 점심시간에 이들의 옆 방을 살충제 ‘람다’로 훈증 소독하고 두 방을 연결하는 문틈을 마스킹테이프로 봉인했다. 이후 이들은 저녁에 방에 돌아왔고 밤사이 변을 당했다.

같은 방에 있던 12살 손녀가 밤중에 효모 냄새가 나고 몸이 안 좋다고 호소해 존 쿠퍼씨는 손녀를 새벽 1시에 위층 딸의 방에 데려다주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딸이 방에 찾아갔을 때 이들은 중태였고 곧 사망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집트 당국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보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당시 이집트 검찰은 사망 원인이 대장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흘간 이뤄진 이번 청문회에선 일부 국가에선 람다가 염화메틸렌으로 희석돼서 사용되며, 염화메틸렌이 대사 과정에 몸 안에서 일산화탄소를 생성시킨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한편 전국적으로 빈대가 출몰하면서 방역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부는 기존 살충제에 저항성을 갖게 된 빈대를 방제할 수 있는 살충제 8종을 긴급 승인했다. 다만 8종 모두 전문 방역업자가 사용하는 방제용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사용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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