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희찬 '코리안 더비', 다이어 수비가 '명암' 갈랐다
11일 EPL 12라운드 울버햄튼, 토트넘에 2-1 역전승
토트넘, 시즌 첫 연패...손흥민 황희찬 '풀타임' 활약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결국 토트넘의 수비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울버햄튼의 승리를 향한 집념은 토트넘의 막판 방심을 정확히 찔러 추가시간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관심을 모았던 올시즌 첫 '코리안 더비'는 손흥민(31)의 토트넘이 정규시간 90분을 1-0으로 앞서다 후반 추가시간 내리 2골을 내주며 황희찬(27)의 울버햄튼이 2-1 역전승을 거두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과 울버햄튼의 공격수 황희찬은 11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에서 시즌 첫 '코리안 더비'를 펼치며 풀타임 활약했다. 두 선수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팀 승부에서는 황희찬이 막판에 웃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황희찬을 격려하는 훈훈한 장면을 보여 한국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2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당해 충격이 더 컸다. 토트넘은 전반 3분 만에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로 정규시간 끝날 때까지 1-0으로 앞서 승리를 거두는 듯했으나 후반 추가 시간 7분 동안 사라비아(90+1분) 르미나(90+7분)에게 연달아 2골을 내줘 1-2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주전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 더 펜이 모두 퇴장과 부상으로 결장한 데다 플레이메이커 제임스 매디슨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공백을 메우지 못 하고 후반 추가시간 집중력을 잃으면서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첫 연패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첼시와 펼친 홈 11라운드와 경기 양상이 비슷했다. 당시에도 토트넘은 전반 7분 쿨루셉스키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후반 추가시간에 2골을 연달아 내주며 1-4로 역전패했다. 당시에는 두 명의 선수가 퇴장당하는 바람에 9-11로 싸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날은 대체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참패를 이어갔다.
이날도 토트넘은 이른 시간부터 선제골을 넣고 앞서나갔다. 첼시전에서 로메로와 우도기가 퇴장을 당해 백4 가운데 3명을 교체한 '비상 조치'를 고려하면 산뜻한 출발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퇴장과 부상으로 결장한 로메로와 판 더 펜 대신 문제의 에릭 다이어와 벤 데이비스를 센터백 조합으로 내세웠다. 왼쪽에는 에메르송 로얄, 오른쪽 풀백에는 페드로 포로를 기용했다. 포로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사실상 올시즌 첫 선발이었다. 벤 데이비스는 왼쪽 풀백이 더 어울리나 센터백에 구멍이 생겨 다이어와 호흡을 맟춰 중앙 수비를 맡았다.
하지만 이 조합은 전후반 90분을 잘 버티는 듯했으나 1-0리드에 승리를 미리 예감하고 방심한 탓인지 후반 추가시간에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후반 추가 2실점이 모두 중앙 수비에 허점을 드러내 골키퍼 비카리오도 어쩔 수 없는 실점이었다. 에릭 다이어의 위치 선정과 판단에 아쉬움이 많았다.
토트넘은 전반 3분 오른쪽에서 데얀 쿨루셉스키가 절묘하게 힐킥으로 밀어준 패스를 포로가 받아 문전에 낮고 빠른 오른발 크로스를 넣었다. 브레넌 존슨이 이를 왼발로 마무리하며 토트넘에 1-0 리드를 안겼다. 의외의 선제 득점에 고무된 토트넘은 골키퍼 비카리오의 선방과 상대 선수들의 마무리 실패로 90분을 버텼다. 바로 이것이 화를 불러들였다. 이른 선제득점 이후 추가골을 기록했어야할 토트넘은 그렇지 못했다. 울버햄튼에 반격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올시즌 놀라운 변신을 보여주던 미드필드진의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도 제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18분 파페 사르를 빼고 벤탄쿠르를 넣고, 후반 30분 비수마 대신 로 셀로를 투입하며 경기 흐름을 유지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올 시즌 경기 출전 겸험이 적은 선수들이 뛰다 보니 끝까지 리드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
반대로 울버햄튼의 게리 오닐 감독은 적절한 선수 교체로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후반 42분 파블로 사라비아를 투입한 게 적중했다. 사라비아는 고기가 물을 만난 듯 후반 추가시간에만 1골 1도움으로 대역전의 영웅이 됐다. 사라비아는 후반 추가시간 1분 왼쪽에서 날아온 마테우스 쿠냐의 크로스를 토트넘 페널티 박스 안 왼쪽에서 뛰어가며 오른발로 잡은 후 왼발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오른발로 트래핑한 볼을 공중에서 논스톱 왼발 슛으로 연결한 사라비아의 골문 앞 묘기는 울버햄튼 홈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기세가 오른 사라비아는 후반 추가시간 7분 오른쪽에서 마리오 르미나에게 침투패스를 넣는 도움으로 2-1 역전승을 끌어내는 절대적 공헌을 했다. 이 과정에서 올 시즌 주전에서 밀린 센터백 에릭 다이어는 특유의 느린 몸놀림으로 중앙 공간을 내줘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진 수비에서 제대로 클리어링을 하지 못 하고, 동료들과의 협력 수비에서도 허점을 자주 노출함으로써 올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밖에 난 상황에서 모처럼 선발로 뛰었으나 결국 후반 추가시간 2실점 참사의 장본인이 됐다. 에릭 다이어는 각종 축구매체 평가에서도 수비수 가운데 최저점을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황희찬에게 6.2점, 손흥민에게 6.5점을 부여했다. 슈팅 자체가 적었던 것에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황희찬은 볼 터치 37회, 패스 성공률 80%(15회 시도-12회 성공), 드리블 성공 2회 등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볼 터치 38회, 패스 성공률 80%(25회 시도-20회 성공), 키 패스 1회, 드리블 성공 1회를 남겼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6.3점, 황희찬에게 6.7점을 부여했다. '풋몹'은 손흥민 6.4점, 황희찬 6.8점으로 이날 활약을 평가했다.
에릭 다이어는 풋몹에서 6.3점을 받았다. 선발로 뛴 포백 가운데 포로가 7.7, 데이비스가 6.8, 로얄이 6.5점을 각각 받은 것과 비교된다. 2실점한 골키퍼 비카리오도 6.4점을 받았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토트넘은 12경기에서 8승 2무 2패(승점 26)로 11경기 9승 2패(승점 27)의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2위에 머물렀으나 12라운드 예정된 경기가 다 치러지면 순위가 더 하락할 수 있다. 손흥민은 시즌 8골 1도움을 기록 중이며 황희찬은 7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손흥민과 황희찬은 11월 A매치 출전을 위해 한국대표팀에 나란히 합류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오는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시작하며, 21일 오후 9시 중국 선전에서 중국과 원정 2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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