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물 분석해 조상들 마음·사고방식 이해한다

문세영 기자 2023. 11.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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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유물 분석으로 과거 사람들의 감정과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컴퓨팅 기술이 개발됐다.

연구팀은 텍스트 마이닝, 얼굴 감지 알고리즘, 멜로디 추출 프로그램 등 현대 컴퓨팅 기술을 그림, 책, 의상 등의 유물에 적용해 대규모 분석을 시행하면 과거 사람들의 심리 상태 등을 예측하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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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PSL대
오늘날 사진(위쪽)과 역사 유물을 통해 보는 아기의 얼굴. 인지과학 트렌드저널 제공.

문화 유물 분석으로 과거 사람들의 감정과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컴퓨팅 기술이 개발됐다. 역사가들이 특정 시대를 산 사람들의 사고방식 등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니콜라스 보마드 프랑스 PSL대 연구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인지과학 트렌드’에 문화 유물로 과거 사람들의 심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텍스트 마이닝, 얼굴 감지 알고리즘, 멜로디 추출 프로그램 등 현대 컴퓨팅 기술을 그림, 책, 의상 등의 유물에 적용해 대규모 분석을 시행하면 과거 사람들의 심리 상태 등을 예측하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보마드 연구원은 “수십 년 혹은 수 세기 전에 죽은 사람들에게 설문지를 배포하거나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는 없다”며 “대신 디지털 문화 데이터세트를 이용해 다양한 시대의 심리적 특성을 정량화하고 특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문화 소비를 근거로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인지과학자들의 선행 연구 결과들을 기반으로 한다. 슬픈 음악에 대한 소비 변화와 공감의 상관관계, 아기 초상화의 인기와 양육자의 특성, 통치자들의 초상화와 권력 및 신뢰의 연관성 등에 대한 분석 연구들이다. 

가령 르네상스 시대 군주인 헨리 8세와 현재 영국 국왕인 찰스 3세의 초상화 속 모습은 매우 다르다. 이를 통해 당시의 지배, 권위, 신뢰 등에 대한 간접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한두 장의 초상화로는 분석이 어렵지만 오늘날의 컴퓨터 연산 기술을 적용하면 대규모의 문헌 및 그림 등을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텍스트 마이닝은 단어 패턴과 출현 빈도, 의미 관계 등을 분석하는 것으로 역사적인 문헌에 적용할 수 있다. 얼굴 감지 알고리즘은 예술 작품 속 인물의 감정 표현을 분석하는 데 쓰일 수 있고, 멜로디 추출은 오디오 녹음이나 악보 기반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단 아직 이러한 연구의 한계점도 있다. 현재의 컴퓨팅 기술은 대부분 오늘날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분석·검증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과거 자료에 적용해 나온 결론을 섣불리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점이다. 오늘날 남아있는 문화 유물의 상당수는 당시 상류층이 소유한 물건들이었다는 점도 편향적인 분석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점으로 볼 수 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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